족저근막염, 단순한 염증 아니라고?
굽 낮고 딱딱한 신발 피하고 넉넉한 크기 착용해야
우리 몸에 있는 발은 정교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발 한 쪽은 26개의 뼈로 이뤄져 있는데, 양쪽 발을 합하면 우리 몸에 있는 뼈의 4분의 1 정도가 발에 몰려 있다. 전체 체중을 지탱하며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불편함이 크다. 특히 족저근막염이 생기면 걸을 때마다 통증이 심하다.
족저근막은 발꿈치 뼈에서 시작해 발가락 골격과 피부까지 이어진 섬유 조직으로, 발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종아리의 힘을 발바닥에 전달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든다. 족저근막에 반복적인 압박이 가해지면 통증이 생겨 미세손상과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것이 족저근막염이다.
이름과 달리 족저근막염은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퇴행성 병변(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바뀌는 것)에 가깝다. 외상, 압력, 신발의 종류, 신체 조직의 탄성 변화 등 다양한 이유로 생길 수 있다. 특히 밑창이 얇은 신발을 신고 무리하게 걷거나 달리면 족저근막염이 나타나기 쉽다.
주요 증상은 뒤꿈치와 이어진 발바닥의 통증이다. 초기에는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덜하지만, 진행되면 잠에서 깬 직후나 오래 앉아있다가 걸을 때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만성화하면 발을 쉴 때도 통증이 계속된다.
대부분의 족저근막염은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스트레칭, 마사지, 휴식, 부목이나 약물의 사용 등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 몸무게가 갑자기 늘었다면 운동이나 걷는 양을 줄이고 발목을 다양한 방향으로 스트레칭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급성 파열 때문에 통증이 생겼다면 스트레칭으로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도 있어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족부족관절센터 배서영 교수는 “족저근막염의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라며 “무릎을 쭉 펴고 발가락을 머리 방향으로 당기는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적절한 신발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너무 꽉 끼는 신발, 뒷굽이 너무 낮거나 지나치게 딱딱한 신발은 증상을 악화시킨다. 굽이 적당히 높고 넉넉한 크기의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족저근막염과 비슷한 부위의 통증이더라도 전혀 다른 질환일 수도 있다. 배 교수는 “말초신경염, 발뒤꿈치 피로골절, 족저근막 파열, 발바닥 종양 등 발의 통증은 다양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며 “간단한 조치를 취했는데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