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모야모야병 ‘다발성 천두술’, 개두술 만큼 효과

서울대병원, 다발성 천두술군서 뇌경색 ↓, 출혈성 합병증 ↓ 확인

개두술군과 다발성 천두술군의 mRS 점수. 양호한 신경학적 상태를 보인 다발성 천두술군 환자가 수술 전 202명에서 최종 추적 시 230명으로 증가했다. [그래프=서울대병원]
모야모야병은 뇌의 혈관이 서서히 막혀 일시적인 마비나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뇌혈관 질환이다. 치명적인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발병 원인이 불분명한 난치질환으로 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 환자 발생이 많다.

어린 아이들에게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데, 소아·청소년 모야모야병 환자는 ‘간접문합술’이라는 수술 치료를 받는다. 환자 두피의 조직을 분리해 뇌 표면에 접촉시켜 신생 혈관이 자라도록 하는 수술이다. 간접문합술은 머리를 여는 ‘개두술’과 구멍을 뚫는 ‘다발성 천두술’로 나뉜다. 최신 연구에 의하면 다발성 천두술은 개두술 만큼 효과가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김승기 교수팀(김주환 전임의)이 2006~2020년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양측 전두엽 간접문합술을 받은 모야모야병 환아 346명을 대상으로 개두술과 다발성 천두술 임상 양상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전두엽의 뇌혈류가 떨어진 모야모야병 환아는 다리의 허혈 증상을 완화하고 인지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간접문합술을 받는다. 개두술은 수술 중 출혈이 적지 않고 수술 후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어 다발성 천두술을 시행하지만, 두 수술의 임상 결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그동안 없었다.

연구팀은 두 수술의 임상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모야모야병 환아를 개두술군(111명)과 다발성 천두술군(235명)으로 나눠 임상 특징, 수술 내용, 수술 후 결과 등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다발성 천두술군은 개두술군에 비해 수술 후 뇌경색(5.5% vs 11.7%)과 출혈성 합병증(0% vs 3.6%) 발생 비율이 낮았다. 수술 시간(308.6분 vs 354.2분)은 상대적으로 짧았고 수술 중 출혈량 역시 더 적었다. 이는 다발성 천두술이 개두술 대비 안전성과 치료 효율성이 우월하다는 의미다.

다발성 천두술은 덜 침습적인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혈관 재생, 혈류 개선, 인지 기능, 증상 호전 등의 수술 결과 지표에서 개두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신경학적 결과 개선 척도인 mRS(modified Ranking Score) 점수에서는 ‘양호한 신경학적 상태(mRS 점수 0~2)’를 보인 환자가 수술 전 85.9%에서 이후 97.9%로 향상됐다. 뇌경색 없는 10년 생존율은 개두술군 98.2%, 다발성 천두술군 98.0%로 비슷했다.

김 교수는 ‘모야모야병 수술은 뇌경색, 뇌출혈 등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다발성 천두술은 소아청소년 모야모야병 환자에서 효과적이고 안전한 양측 전두엽 간접문합술임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간접문합술 임상 결과를 비교한 가장 큰 규모의 모야모야병 임상 연구로, 국제학술지 《신경외과 수술(Neurosurgery)》 최신호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