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시대, 진단검사의학은 어떤 역할 하나

[기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황현용(고신대 복음병원 교수)

대한진단검사의학회(회장 한진영, 이사장 전사일)는 27일부터 이틀 동안 부산 벡스코 컨벤션센터에서 전국의 진단검사의학 전문의와 전공의 1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춘계심포지엄’을 열었다.

[사진=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번 심포지엄에서 ‘진단검사의학: 보건의료 체계의 중심점'(Laboratory Medicine: The Epicenter of Health Care)이라는 슬로건으로 총 31개 세션을 만들어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중요한 의료 현안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또 해외 석학을 초빙, 진단 혈액검사 분야의 표준화와 국제간 협력에 대한 토의를 한 것은 물론 종양 질환에서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할 정밀의료에 대한 최신지견도 소개했다.

다양한 워크숍과 심포지엄을 통해 우수검사실 인증심사원 교육을 비롯, 전공의 및 신임전문의, 지도전문의 교육을 진행했고, 우수검사실을 위한 업무와 진단검사 적정성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소개했다.

진단검사의학회-범부처의료기기사업단-대한의학회 합동 세션에선 체외진단용 시약과 기기 국산화가 더 가속화되기를 바라며 서로의 역할과 경험도 나누었다.

특히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방안을 생각하고 진단검사의학의 역할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미래 한국형 의료산업의 발전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자 하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의 노력이 돋보였다.

실제로 진단검사의학회는 산학협력이사와 근거중심진단검사의학이사 직책을 최근에 신설, 다가올 의료환경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방안 논의…임상 현장에선 어떻게 실용화할까

현재까지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이미지 분야의 실용화를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진단검사의학과에서 다루는 이미지를 활용한 진단 기술이 소개되었다.

그중 한림의대 이누리 교수 발표는 여러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단백질 전기영동의 이미지를 딥러닝 기술로 분류하고 골수형성이상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 MDS) 환자의 골수흡인도말 슬라이드에서 이상세포(dysplastic cell)를 감별해내는 연구였다.

[사진=대한진단검사의학회]
진단검사의학 분야에서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한 진단 기술의 구체적 성과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그의 연구는 이 분야를 개척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동기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이와 함께 80여개 체외진단 의료기기 시약 및 장비 회사가 이번 심포지엄에 참여, 코로나19 감염 이후 체외진단검사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도 됐다.

특히 부산에 있는 기업에서 생산한 상품이 참가자 기념품으로 지급됐다. 지역경제에 보탬을 주고 참석 회원들 만족도도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여러 딱딱한 심포지엄들 사이에 마련한 ‘스몰톡'(small talk)은 미술품 감상과 투자를 위한 소개 프로그램. 이 분야 다채로운 경력을 지닌 이성희 강사의 재치 있는 강의는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이번 심포지엄에 대해 한진영 학회 조직위원장(동아대 의대 교수)은 “보건의료 체계의 중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지속하고 있는 학회 동료 및 선후배가 그동안의 성과와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심신을 재충전할 기회가 되었다”고 했다.

특히 “검체검사위탁, 상대가치 개편 등 우리와 관련된 제도적 변화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의 실질 역량을 강화해 가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고도 했다.

최근 빅데이터 활용으로 인한 AI 기술 개발의 가속화, Chat GPT와 같은 획기적인 기술의 도입으로 우리 산업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우리 의료환경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선 이러한 혁명적 기술의 의료적 활용을 위한 다각적인 연구와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빅데이터의 활용,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연구 및 체외진단용 개발 관련된 토론의 장이 다채롭게 진행된 것이 이를 잘 증명해준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국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진단검사의학과가 지금보다 한층 더 많은 고민과 열정으로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공감을 끌어낸 것은 이번 심포지엄이 우리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했다는 의미를 던져준다.

글=황현용 고신대 복음병원 교수(학회 춘계심포지엄 조직위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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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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