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g 감량 우습다…비만치료제의 ‘킹콩’ 속도

일라이일리 최근 임상 결과 고무적

일라이릴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체중 감소에 효과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삭센다와 위고비를 위협할 만한 새로운 비만치료제의 등장이 주목을 끌고 있다. 다국적 제약회사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초 ‘체중 감량 약물의 ‘킹콩’이라고 마운자로를 소개하기도 했다.

일라이릴리는 자사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가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마운자로는 작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치료제다.

일라이릴리는 과체중 또는 비만인 제2형 당뇨병을 앓는 938명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 결과 참가자들의 체중이 최대 15.7%(15.6kg) 줄었다고 밝혔다. 티르제파타이드 10mg을 투여한 참가자들의 평균 체중은 13.4%(13.5kg), 15mg 투여 시 15.7%(15.6kg) 줄었다. 위약군의 평균 체중은 감소율은 3.3%(3.2kg)였다.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일라이릴리 측은 FDA에 비만치료제로 신속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르면 올해 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티르제파티드의 연간 복용 비용도 1만7000달러(약 2276만 원) 이상인 위고비보다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티르제파티드 복용에 연간 최소 1만 달러(약 134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만치료제로서 티르제파티드의 잠재력에 대한 소문은 이미 작년부터 나오고 있다.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작년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은 없지만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이들이 티르제파타이드를 복용했을 때 평균 약 23kg가 빠졌다.

일각에서는 티르제파타이드가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으면 실제로 이 약이 타깃으로 한 당뇨병 환자들이 약을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위고비는 킴 카다시안, 일론 머스크가 다이어트 비결로 언급한 뒤 체중 감소를 원하는 환자들의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2021년 6월 등장한 위고비는 전세계 비만치료제 1위 제품인 삭센다의 뒤를 잇는 비만치료제다. 위고비와 삭센다 모두 GLP-1 계열 약이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식욕 감소를 이끄는 효과가 있다.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과 또 다른 호르몬인 GIP에 이중 작용하는 약물이다.

이들 약의 유효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일단 엄청난 비용 탓에 보통 환자들에게는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 게다가 약을 끊을 경우 다시 체중이 불어날 위험도 있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는 “비만치료제는 식욕을 조절해 비만 치료에 도움을 주눈 치료제일 뿐이므로 주사를 맞아서 뺀 체중을 평생 유지할 수는 없다”며 “비만치료제와 함께 운동과 식단 조절은 함께 이뤄져야 하며 다이어트의 목적이 단순 체중 감량인지, 건강한 몸을 가꾸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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