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암 치료’ 중입자 치료 1호 환자 탄생

연세대의료원, 60대 전립선암 2기 환자 대상 첫 치료 시작

세브란스병원 중입자치료센터의 고정형 중입자 치료실 전경. [사진=연세대의료원]
연세대의료원이 28일 ‘꿈의 암 치료’로 불리는 중입자 치료를 시작했다. 60대 전립선암 2기 환자가 첫 치료 대상이다.

해당 환자는 전립선 피막 안에 1.2cm 크기의 종양이 있고, 림프절과 주변 장기 전이는 없는 상태다. 28일 첫 조사 후 3주간 12회에 거쳐 치료를 받게 된다.

첫 번째 치료를 마친 환자는 “시작한 지 몇 분 안 됐다고 생각했는데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놀랐다”며 “통증 등을 전혀 느낄 수 없었고 피해야 할 음식도 없다고 해서 병원을 나가면 편하게 식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환자는 2020년 건강검진에서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가 정상(4ng/ml 이하)보다 높게 나타났다. 2022년 12월 서울 소재 병원에서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고려하던 중 중입자 치료 도입 소식을 접했다.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며 후유증이 적다는 장점에 치료를 결심한 이 환자는 국내 중입자 치료 1호 환자가 됐다.

중입자 치료 경험이 가장 풍부한 일본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는 환자의 25~30%는 전립선암 환자다. 일본에서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은 두 번째 중입자 치료 암종으로, 그 만큼 치료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국소 전립선암의 치료 효과 지표에서 중요한 것은 생화학적 무재발률이다. 생화학적 재발은 PSA 수치가 치료 후 기록한 가장 낮은 수치보다 2ng/ml 이상 상승했을 때를 말한다. 암세포 분화 정도가 양호한 저위험군 전립선암에서는 생화학적 무재발률이 중입자, X-선 치료에서 비슷한 성적을 보이지만 고위험군에선 중입자가 우수한 무재발률을 보이고 있다. 재발 위험이 가장 높은 고위험군에서 중입자 치료 5년 생화학적 무재발률은 90%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5년간 전립선 암세포가 자라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립선암 치료로 발생할 수 있는 소화기계 부작용인 혈변, 빈뇨·절박뇨·혈뇨 등 비뇨기계 부작용 발생률도 낮아 치료의 안전성 또한 높은 편이다.

치료 전 자세 교정과 치료 과정을 모두 합친 시간이 30분이 안 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치료 후에는 평소 즐기던 운동, 여행 등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 전립선 뒤쪽이 항문과 가깝다는 점에서 한 달 정도 탕목욕을 피해야 한다는 주의는 필요하겠다.

모든 전립선암 환자가 중입자 치료 대상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전립선암 병기 1~4기 중 4기이거나 전이가 있을 땐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수술로 전립선을 절제했거나, 전립선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케이스도 마찬가지다. 중입자 치료는 암세포 덩어리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앞서 치료를 받았다면 중입자 치료를 진행하기 어렵다.

최진섭 연세암병원장은 “이번에 시작한 고정형 치료기에 이어 회전형 치료기를 가동해 중입자 치료 대상 암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입자 치료는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2회 기준 6000만 원의 높은 치료 비용이 든다. 기존 치료보다 안전하고 치료 성적은 좋지만 비싸다는 점이 제약으로 작용한다. 해외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으면 수억 원의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덜 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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