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환자 얼굴, 독특하고 비슷한 이유?

특정 유전자, 뼈 세포 감소와 연골의 비정상적 융합 불러

다운증후군 환자의 얼굴은 독특하고 비슷하다. 유전적 비밀을 밝혀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운증후군 환자의 독특한 얼굴 모습은 21번 염색체의 특정 유전자(Dyrk1a 유전자)가 특정 부위의 뼈 세포 수를 줄이고 연골의 비정상적인 융합을 일으킨 탓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킹스 칼리지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등 공동 연구팀은 다운 증후군의 생쥐 모델에서 얼굴과 머리의 구조와 모양의 변화 뒤에 숨겨진 유전적 비밀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유전공학을 이용해 생쥐 16번 염색체의 세 영역을 복제해 변종 생쥐를 만들었다. 이는 인간이 21번 염색체를 3개 갖는 것에 해당한다. 연구 결과 21번 염색체 위에 있는 유전자 250개 가운데 특정 유전자(Dyrk1a 유전자)의 3번째 복제본과 다른 유전자 세 개가 다운증후군 환자의 발달 과정에서 생기는 기형적 변화(두개 안면 이형)를 일으키는 걸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Dyrk1a 유전자)의 3번째 복제본을 가진 생쥐의 두개골 앞쪽과 얼굴에 있는 뼈의 세포 수가 줄어들고 연골결합(synchondroses)이라는 두개골 바닥의 연골 관절이 비정상적으로 융합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 현상은 특정 유전자를 제거했을 때 부분적으로 역전됐다. 특정 유전자의 3개 복제본이 두개골의 기형적 변화를 일으키는 데 필요하다는 걸 뒷받침한다.

연구의 제1저자인 프란시스 크릭 연구소 유시 레드헤드 박사는 “다운증후군 환자의 머리 앞뒤 길이가 짧아지고 직경이 넓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람 800명 중 1명이 걸리는 다운증후군은 ‘유전자 용량 장애’로 알려져 있다. 다운증후군 환자는 21번 염색체 수가 3개(보통 사람은 2개)다. 환자는 21번 염색체 3개가 따로 있는 삼체형(약 95%)이거나 3개 중 2개가 붙어 있는 전위형(약 4%)이다.

연구팀에 의하면 특정 유전자의 3번째 복제본이 두개골 앞쪽에서 뼈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신경능선 세포의 성장을 방해하는 걸로 분석된다. 특정 유전자 외에 다른 유전자 3개도 두개골의 기형적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종전엔 동물과 인간의 염색체 수와 구조가 달라 다운증후군에 걸린 실험 동물을 만들지 못해 연구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05년 영국 국립의학연구소는 다운증후군과 관련된 인간의 21번 염색체 위에 있는 유전자 250개 가운데 90%를 생쥐의 배아 줄기세포에 이식하고, 이 세포를 쥐에 이식해 다운증후군 생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Craniofacial dysmorphology in Down syndrome is caused by increased dosage of Dyrk1a and at least three other genes)는 발달 생물학과 줄기세포의 연구 결과를 다루는 국제학술지 ≪발달(Development)≫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