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호르몬 요법이 암 유발한다고?
중년 여성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갱년기다. 난소 노화에 따라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줄면서 다양한 갱년기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40대 중반에 접어든 여성은 생리가 불규칙한 날이 많고 우울감과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갱년기에 접어든 국내 여성의 약 50%는 안면홍조, 발한, 우울감 등을 겪는다. 갱년기 증상이 심해지면 밤에 수면 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에스트로겐 결핍은 여성의 질에 있는 수분까지 앗아가 질 위축증과 감염의 위험성을 높인다. 여성호르몬 분비가 지속적으로 줄면 여성은 50세 전후로 폐경을 맞이한다.
민권식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갱년기는 대개 45세 전후로 시작하며, 여성의 12% 정도는 40세부터 조기폐경이 이뤄질 수 있다”며 “사회학적 나이의 개념으로 봤을 때 여전히 젊은 나이지만 실제 나이는 부정할 수 없고 국내 여성 48.6세를 기준으로 폐경기를 피하기 어려운 신체적 나이”라고 말했다.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고 폐경을 늦추려면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을 흔히 사용한다. 이와 달리 국내는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을 받는 여성들이 적은 편이다.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호르몬 치료가 암이나 다른 병을 키울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여성도 적지 않다.
민 교수는 “삶의 질에 대한 인식이 높은 선진국에서는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며 “스웨덴은 폐경 여성의 24% 정도가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으로 치료를 하지만 우리나라는 약 10~1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은 안전할까?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의 이점을 다 뿌리치고 불안해 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스웨덴 여성 의사 대부분은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폐경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유방암, 자궁암 등 암 발생 여부도 처방의가 챙겨주기 때문에 호르몬요법을 받는 비율이 높다.
민 교수는 “스웨덴의 여성 의사 72%는 호르몬 보충 요법을 이용하고 있다”며 “특히 스웨덴의 여성 산부인과 의사는 88%, 남성 산부인과 의사의 부인은 86%, 남성 의사의 부인은 68%가 여성호르몬 치료 요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이 위험하다면 의사 본인, 그의 가족에게 처방을 할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