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목줄 산책, 골절·뇌손상 사고 뜻밖에 많아

미국서 연 2만1000명 이상, 산책하다 다쳐 응급실 신세

대형견을 반려견으로 키우는 사람은 특히 목줄 산책 때 사고에 주의해야 할 것 같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반려견에게 목줄을 맨 채 산책하다 다쳐 응급실로 실려가는 사고가 연 2만여건이나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2001~2020년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국가 상해 전자감시 시스템’의 데이터를 조사 분석했다. 그 결과 반려견에게 목줄(가죽 끈)을 매고 산책하던 중 골절상을 입거나 외상성 뇌손상 등을 당해 응급실에서 치료받은 사람이 20년 동안 모두 42만2659명이나 되는 걸로 나타났다. 매년 2만1133명이 응급실 치료를 받을 정도로 크게 다치는 셈이다. 특히 65세 이상은 뼈가 부러지거나 뇌 부위에 심각한 부상을 입을 위험이 훨씬 더 높았다.

65세 이상 및 여성, 사고에 각별히 조심해야    

미국 반려동물 소유 설문조사(2021~2022년)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약 53%가 반려견을 한 마리이상 키우고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 동안 반려견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반려견 산책은 많은 성인에게 일상적인 활동이지만 산책 중 부상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

반려견 산책 중 부상자의 약 50%가 40~64세였고 75%가 여성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걷던 중 반려견에 연결된 목줄에 끌려가거나, 목줄에 엉키거나 걸려서 넘어지면서 다쳤다. 부상은 손가락 골절이 가장 많았고 이어 외상성 뇌손상, 어깨 염좌 등의 순이었다. 염좌는 관절을 떠받치는 인대가 충격으로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경우를 주로 말한다. 근육이 충격으로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반려견 산책에 위험 뒤따르나, 법에 따라 목줄 꼭 착용해야”

65세 이상은 외상성 뇌손상과 고관절 골절을 가장 많이 당했다. 외상성 뇌손상에는 뇌진탕(뇌 조직의 타박상), 경막외 혈종(뇌의 외막 위 출혈), 경막하 혈종(뇌의 외막 아래 출혈)이 포함된다. 특히 여성은 골절을 입을 위험이 남성보다 50% 더 높았다. 또 나이든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은 어리거나 젊은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보다 넘어질 확률이 3배 이상, 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2배 이상, 외상성 뇌손상을 입을 위험이 60% 더 높았다. 연구 기간 중 반려견 목줄 산책에 의한 부상의 연간 발생률은 4배 이상 늘어났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존스홉킨스대 의대 에드워드 맥팔랜드 박사(어깨 및 팔꿈치 수술)는 “의사는 환자가 반려견을 키우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골절 및 낙상 위험을 평가한 뒤 취약계층인 여성과 노인에게 주의를 환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반려견 산책에 위험이 뒤따르긴 하나, 법에 따라 반려견에게 목줄을 착용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반려견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고 산책하다 적발되면 1회 때 20만원, 2회 때 30만원, 3회 때 50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목줄 미착용으로 반려견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면 반려인(개 주인)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 연구 결과(Epidemiology of Dog Walking-Related Injuries Among Adults Presenting to U.S. Emergency Departments, 2001-2020)는 ≪스포츠·운동의 의학 및 과학(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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