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은 어떻게 만성통증을 유발할까

만성음주가 통증민감성 증가시키는 2가지 경로

장기간 음주의 다양한 영향 가운데 통증이 자리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만성적 음주는 두 가지의 다른 분자 메커니즘, 즉 알코올 섭취와 알코올 금단 현상을 통해 사람들을 통증에 더 민감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연구팀이 술과 통증 사이에 복잡한 연관성에 대한 실험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다. 새로운 연구는 또 알코올과 관련된 만성 통증과 과민증을 치료하기 위한 잠재적인 신약 목표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알코올 관련 통증의 근본 원인을 알아내는 데 관심을 두었다. 새로운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알코올 의존증 그룹(과도한 음주), 알코올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면서 의존증으로 간주되지 않는 그룹(적당한 음주), 알코올을 한 번도 섭취하지 않은 그룹 등 세 가지 성인 쥐 그룹을 비교했다.

알코올 의존증 그룹에서는 금단 현상 중 이질통증이 발생했고, 이후 알코올에 대한 접근은 통증 민감도를 현저히 감소시켰다. 이와 별도로 알코올 의존성이 아닌 그룹 중 약 절반은 알코올 금단 시 통증 민감도가 증가하는 징후를 보였다. 의존성 그룹과 달리 이같은 신경병증은 알코올에 다시 노출된 뒤에도 역전되지 않았다.

연구팀이 염증 단백질 수준을 측정했을 때, 의존증과 의존증이 아닌 그룹에서 염증 경로가 증가했으나 특정 분자들이 의존증 그룹에서만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서로 다른 분자 메커니즘이 두 가지 유형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어떤 염증성 단백질이 알코올과 관련된 통증과 싸우기 위한 약물 표적으로 유용할 수 있는지 시사한다.

시니어 저자 마리사 로베르토 교수는 “만성 통증과 알코올 의존증 사이 쌍방향 통로를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면서 “통증은 알코올 의존증을 앓는 환자들에게 널리 나타나는 증상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다시 술을 마시게 되는 이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코올사용장애’(AUD)는 흔히 알코올 남용, 알코올 의존, 알코올 중독이라고 불리는 상태를 포괄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AUD는 심장 질환, 뇌졸중, 간 질환과 일부 암을 포함한 수많은 만성 질환의 발병을 유발할 수 있다.

장기간 음주의 다양한 영향 가운데 통증이 자리한다. AUD를 가진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어떤 유형이든 지속적 통증을 경험한다. 이는 만성 통증과 이 밖의 증상을 일으키는 신경손상인 알코올성 신경증을 포함한다.

연구는 또 AUD가 면역 체계 활성화가 일어나는 방법의 변화 뿐만 아니라 뇌가 통증 신호를 처리하는 방법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결국 이러한 통증이 음주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금단현상이 나타날 때 AUD를 가진 사람들은 무해한 자극을 고통스럽게 인식하는 이질통증(allodynia)을 경험할 수 있다.

제1저자 비토리아 보르고네티는 “두 가지 유형의 통증은 매우 다르다”면서 “이것이 바로 둘을 구분하고 각 유형을 치료하는 다른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알코올과 관련된 만성 통증 상태를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데 이 분자들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연구는 ‘영국 약리학 저널’에 게재됐다. 원제는 ‘Chronic alcohol induced mechanical allodynia by promoting neuroinflammation: a mouse model of alcohol-evoked neuropathic pain’.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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