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맛' 못난이 샌들…어린이 착용 특히 주의?
연령대와 착용 환경 고려해야
국내에서는 특정 브랜드로 잘 알려진 못난이 샌들의 정식 명칭은 ‘클로그 샌들(Clogs)’이다. 나막신이라는 뜻이다. 간편하게 발을 넣을 수 있는 신발의 모습이 나막신과 비슷해 붙은 이름이다. 운동화보다는 발이 편하고 슬리퍼보다는 ‘덜 무례하다는’ 이미지가 있어 큰 인기다. 의학 드라마에서 의사들이 신고 있는 모습이 여러 차례 방송돼 '의사의 상징'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이런 신발은 디자인이 다채롭고 발이 편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이나 산책할 때, 또는 일터에서 착용한다. 학교에서 실내화 대용으로 쓰는 학생들도 많다.
클로그 샌들을 신으면 발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클로그 샌들은 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족부 전문가, “뒤꿈치나 발바닥에 무리 가는 구조”
과거 일리노이 뼈 관절 연구소 소속의 메건 리히 박사는 2016년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클로그 샌들은 뒤꿈치를 지지할 수 없어 온종일 신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족부스포츠의학회 전 회장 알렉스 코어 박사 역시 “클로그 샌들은 발과 정강이에 무리한 부담을 주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뒤꿈치를 막아주지 못하는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으면 신발이 벗겨지는 걸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발가락에 힘이 들어간다. 이런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면 발바닥, 정강이, 발가락 관절에 염증이나 떨림이 발생할 수 있고 낙상 위험도 크다.
족부질환 전문의이자 발 질환 케어업체를 운영하는 시드니 와이저 박사는 평발, 발가락 망치변형, 아킬레스건 염증, 정강이 부종 등이 있는 환자라면 클로그 샌들을 신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족궁(발바닥에 아치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공간)을 보호하지 못하는 디자인 때문에 발바닥이 버티는 무게를 분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장시간 착용하지 않는다면 문제 없어… 고령층, 어린 아이는 주의
미국의 건강정보매체 ‘헬스라인’에 따르면 클로그 샌들을 신고 하루에 10시간 이상 서 있거나 오래 걷기, 달리기를 하지 않는다면 발에 큰 영향이 없다. 클로그 샌들 특유의 넓은 공간은 발에 상처나 붓기가 있을 때 이를 완화할 수 있다. 신고 벗을 때 허리를 숙일 필요가 없어 척추 질환이나 관절염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헬스라인의 칼럼니스트 시안 퍼거슨은 “운동을 할 때나 장시간 서 있을 때는 그런 용도로 개발된 신발을 신어야 한다”며 클로그 샌들은 그런 신발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어린 아이들이 학교에서 클로그 샌들을 신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 학교는 신체 활동이 많으며 이동이 잦은 공간이기에 장기적으로 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부상의 위험이 크다. 올바르게 걷는 습관을 위해 발 크기에 맞는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으며, 신발 끈을 묶는 것이 힘들다면 쉽게 떼었다가 붙일 수 있도록 일명 찍찍이로 불리는 벨크로가 달린 신발을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령층은 낙상으로 인한 골절 위험이 있어 클로그 샌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지지대가 없는 샌들을 신으면 미끄러졌을 때 다리의 힘만으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데, 근육량이 줄어든 고령층은 이 과정에서 부상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