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가 사람 잡는 ‘이 병’… 높은 치명률, 백신 치료제 없어

질병관리청, 'SFTS 사람-동물 간 전파사례 감시체계' 운영

풑밭에서는 사람, 개 모두 진드기에 물릴 위험이 있으니 돗자리 사용 등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 Hakase_/게티이미지뱅크]
풀밭에서 진드기에 물리면 가렵고 아프고 피가 나지만 일반적으로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진드기 사람을 숨지게 할 수도 있어 질병관리청은 17일부터 감시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SFTS 바이러스가 있는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환이다. 치명률은 18.7%(2013~2022년 국내 누적)로 매우 높은 편이다.

질병관리청은 SFTS가 치명적인 질환이면서 백신 및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관계 부처 및 대한수의사회와  17일부터 11월 30일까지 ‘SFTS 사람-동물 간 전파사례 감시체계’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SFTS는 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상처가 난 피부나 점막을 통해 SFTS 감염자 또는 동물의 혈액, 체액, 분비물, 배설물 등이 닿으면 2차 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사람과 동물 사이 2차 전파가 이뤄진 사례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2013년부터 6년간 동물을 통한 2차 감염 16건이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감시체계 시범사업을 운영해 73건의 동물 양성 사례와 2건의 2차 감염 의심 사례를 확인했다. 수의사 등 동물병원 종사자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감시체계가 2차 감염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75.7%에 달해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나날이 증가하는 등 환경 변화를 고려해 정부는 사람·동물 간 전파 감시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우선 군견과 군견병을 감시 대상에 포함한다. 군견은 정찰 등 야외훈련을 통해 진드기 노출 위험이 높으며, 이들과 밀접 접촉하는 군견병과 수의장교는 SFTS 2차 감염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등 참여기관도 늘린다. 이를 통해 서울 내 반려동물 SFTS 검사의 접근성과 신속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SFTS는 감염 시 5~14일의 잠복기를 거쳐 38℃ 이상 고열, 구토·설사 등 위장관계 증상, 혈뇨·혈변 등 출혈성 소인, 말어눌·의식저하 등 신경학적 증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다발성 장기부전이 동반되거나 사망에 이를 위험도 있다.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을 시행한다. 무엇보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야외활동 시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풀밭에서는 돗자리를 사용하고 사용한 돗자리는 잘 세척해 말려야 한다. 야외활동 후에는 옷을 털고 깨끗이 세탁하고, 환자나 동물의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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