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머리 나쁘면 비만 된다?(연구)

10대 때 인지능력 높아도 나이 먹으면 형제자매와 체중 비슷해져

평균적으로 머리가 좋은 십대는 사고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형제자매보다 성인이 됐을 때 체중이 약간 덜 나가는 차이가 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10대 시절의 인지능력과 성인기 과체중이나 비만은 거의 관련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플로스 의학(PLOS Medicine)》에 발표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평균적으로 머리가 좋은 10대는 사고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형제자매보다 성인이 됐을 때 체중이 약간 덜 나가는 차이가 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차이는 키가 6피트(182cm)인 성인의 경우 0.5파운드(226g)에 불과했다고 논문의 제1저자인 UCL의 리암 라이트 인구건강 선임연구원은 밝혔다.

이 논문은 10대의 낮은 인지 점수가 노년기의 높은 비만 위험과 관련됐다는 종전 연구를 반박한다. 종전 연구는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했으며 사람의 체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강력한 요인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라이트 연구원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미국 5600여 가구의 형제자매 1만225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형제자매들은 청소년기부터 62세까지 4가지 개별 연구의 일환으로 추적 관찰 대상이 됐다. 형제자매는 비슷한 유전자에 같은 가정에서 자랐기에 그들을 비교하면 체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숨겨진 요인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먼저 통합 데이터 세트에 포함된 모든 사람을 살펴본 결과, 점수가 낮은 청소년의 체중이 실제로 더 많이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능력은 수학 및 읽기 테스트를 통해 측정했다. 연구진이 형제자매를 구체적으로 비교했을 때 인지능력에 따른 체중 차이가 거의 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국 아칸소아동연구소의 아동비만예방센터의 생물통계학 책임자인 앤드류 브라운은 이번 연구 결과는 비만이 자제력과 의사 결정에 의해 엄격하게 통제된다는 일반적인 가정에 반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고방식에 따르면 똑똑한 사람은 과체중을 피하기 위해 영양 및 기타 건강 관련 정보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브라운은 “암묵적으로 많은 사람이 비만은 선택에 의해 발생하며 선택은 인지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며 “인지능력을 ‘좋은 선택을 하는’ 능력의 대리물로 사용한다면, 인지능력은 선택에 대해 생각하고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인지능력은 더 높은 임금과 더 나은 교육과 관련이 있기에 이론적으로 더 건강한 음식과 안전한 동네에 살도록 이끈다는 설명이다.

인지능력 이외의 요인이 비만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라이트 연구원은 밝혔다. 그는 “BMI의 유전성은 50% 이상으로 높기 때문에 유전학이 중요하며 지난 40년 동안 비만율은 유전적 변화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에 환경적 요인도 비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 및 가공식품 같은 저렴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식품의 가용성이 증가한 탓일 수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plosmedicine/article?id=10.1371/journal.pmed.1004207)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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