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콩팥에 물이…? 악화 전 정기검진 중요

태아의 콩팥에 소변이 과하게 모이는 선천성 수신증은 출생 뒤 자연스럽게 소실되기도 하지만 심해지면 만성콩팥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초음파 기기가 발달하면서 출산 전 태아의 선천적 기형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이 중 태아의 콩팥에 물이 차는 선천성 수신증은 태아 100명 중 1~5명 정도가 앓는 흔한 질환이다.

선천성 수신증은 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과하게 모여 신우(소변이 모이는 깔대기 모양의 공간)가 확장한 상태다. 수신증이 증상이 악화하면 만성콩팥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선천성 수신증을 앓는 아이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선천성 수신증의 주된 원인은 폐쇄성 요로 질환과 방광요관역류 등이다. 폐쇄성 요로 질환은 말 그대로 소변이 지나는 길의 일부가 막힌 것이다. 주로 신우와 요관의 경계 부위가 좁아진 경우가 많다. 방광요관역류는 소변이 방광에서 요관 또는 콩팥까지 거꾸로 역류하는 질환이다. 이 외에도 1개 이상의 콩팥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고 콩팥 안쪽에서 다수의 체액이 가득 찬 주머니(낭종)가 나타나는 다낭형성이상신장, 하나의 콩팥에 두 개의 요관이 연결되는 중복요관 등이 원인이다.

선천성 수신증은 원인과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벼운 수신증은 대개 무증상이지만 증상이 심하면 구역, 구토, 소변량 감소 등 증상이 나타난다. 신생아의 복부에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요로 감염이 동반돼 발생하는 발열, 혈뇨 등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선천성 수신증을 방치하면 콩팥 기능이 약해질 수 있지만, 다행히 수신증을 가진 태아의 약 80%는 출생 당시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는다. 절반 가량은 출생 시 이미 수신증 증상이 사라지기도 한다. 출생 뒤 수신증을 앓더라도 상당수는 1년 이내에 자연 소실될 수 있다.

태아에게 수신증이 있어도 대부분의 경우 정상 분만에 문제가 없다. 때문에 주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면서 출산할 때까지 지켜보고 증상의 유무에 따라 적절한 검사 및 치료를 진행하면 된다. 단, 임신 시(특히 임신 중기) 발견된 선천성 수신증은 출생 뒤 소아청소년의 만성콩팥병을 유발할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임형은 교수는 “출생 뒤에는 일차적으로 콩팥∙방광 초음파검사를 하게 되고, 경미한 수신증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호전되므로 정기적으로 초음파검사를 시행하면서 추적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며 “무엇보다 주치의의 권고에 따라 수신증의 원인 질환을 찾고 적절한 치료 및 추적검사를 받는 것이 콩팥 기능의 보존에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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