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료제, 뇌 수축시킨다(연구)

임상시험 분석 결과 부작용 발견…美 FDA 승인 약물도 포함

알츠하이머 치료에 사용되는 항베타아밀로이트 치료제가 뇌를 오히려 수축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뇌가 수축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멜버른대 연구팀은 기존에 진행된 31건의 임상시험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뇌 안에 베타아밀로이드(Aβ)라는 이상 단백질이 쌓이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개발되어 왔다.

연구진은 이 치료제가 뇌를 오히려 수축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치료제는 △베타아밀로이드를 만드는 효소를 억제하는 유형과 △베타아밀로이드를 직접 제거하는 유형으로 나뉜다. 연구진이 분석한 임상시험에서 두 유형 모두 뇌 수축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발견됐다.

치료제인 ‘레카네맙’은 두 번째 유형에 해당한다. 레카네맙을 투여한 시험군과 가짜약을 투여한 대조군을 비교했더니 시험군의 뇌가 18개월 후 평균 28% 더 수축됐다. 알츠하이머가 진행되며 뇌 수축이 일어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치료제가 알츠하이머 증상을 가속한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

미국 바이오젠과 함께 레카네맙을 개발한 일본 제약 회사 ‘에자이’는 약물의 작용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에자이 측은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고 염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뇌 수축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레카네맙은 지난 1월 미국 FDA의 조건부 승인을 받은 약품이다. 앞으로 한국에도 도입을 위한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기에 이번 연구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연구팀은 뇌 수축 원인과 몸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는 치료제 정식 승인에 상당히 중요한 문제임에도 지금까지 공론화되지 않은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신경과학부의 마드하브 탐비세티 교수는  “이런 결과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개발에 우려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게재되었고 «사이언스»가 보도했다.

한편, 미국 FDA는 7월까지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어 레카네맙의 정식 승인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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