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면 황홀한 ‘러너스하이’…건강한 장이 만든다?

생쥐 연구서 장 건강과 운동 연관 드러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 건강이 운동 습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우리 몸의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이 운동 의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WP는 “마이크로바이옴의 건강 상태는 운동을 꾸준히 하도록 독려할 수도 있으며, 운동을 건넊뛰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들로 이루어진 생태환경을 의미한다.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 숫자보다 더 많은 수의 미생물이 우리 몸에 서식하고 있으며, 종류는 5000여 종이 넘는다.

새롭게 발표된 쥐 연구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은 부분적으로 뇌에 신호를 보내 운동 욕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이번 연구는 쥐라는 동물을 대상으로 했지만, 활동적인 사람과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운동 의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장 건강은 건강 전방에 영향을 미친다. 심장, 허리둘레, 수면, 기분, 당뇨병 및 일부 유형의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의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 운동 여부와 방법, 혹은 생활 방식에 따라 급증하거나 감소한다. 예를 들면 운동을 열심히 한 운동 선수의 마이크로바이옴에는 대산 건강과 관련된 좋은 미생물균이 더 많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처럼 운동이 마이크로바이옴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다. 반대로 마이크로바이옴의 건강상태가 운동을 하도록 장려하는 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했다.

이에 미국  UC리버사이드 연구진은 마이크로바이옴과 운동 습관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위해 활동량이 높은 쥐들의 마이크로바이옴에 항생제를 투여한 후 변화를 줘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봤다. 항생제를 투여 받아 마이크로바이옴 내 미생물들이 상당히 사라진 쥐들은 활동량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UC리버사이드 연구팀의 테오도르 갈랜드는 WP에 “이번 실험은 마이크로바이옴이 동물의 운동 의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또다른 연구 결과 역시 장 건강과 운동 동기부여 사이의 관계를 설명했다. 운동하는 쥐의 유전자형 분석과 장내 미생물 검사를 꾸준히 이어가면서 210만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통해 운동에 의해 활성화한 장은 뇌로 직접적인 신호를 보낸다는 것을 발견했다. 운동을 하게 되면 장에서 특정 분자가 방출되고, 이것이 장과 중뇌를 연결하는 특수 신경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 신경이 활성화되면 보상 및 동기 부여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경 화학 물질인 도파민이 뇌에서 추가로 방출되도록 신호를 보낸다. 과학자들은 또한 동물의 장내에서 특정 박테리아 균주의 양이 많을수록 뇌에서 더 많은 도파민이 생성되면서 생쥐가 더 많이 달리는 것을 발견했다.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의 미생물학 조교수이자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인 크리스토프 타이스는 실제로 마이크로바이옴이 운동을 할 때 생기는 도취감, 이른바 러너스하이(runner’s high)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운동을 하도록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러너스하이는 30분 이상 뛰었을 때 밀려오는 행복감으로 다리와 팔이 가벼워지고 리듬감이 생기며 피로가 사라지면서 새로운 힘이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펜 약대의 미생물학 조교수인 크리스토프 타이스는 이 쥐들은 마이크로바이옴으로부터 운동의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말한다. 타이스와 이 연구의 공동 저자들은 내장이 운동에 관여를 하는 것은 진화로 인한 영향이라고 추측한다. 자주 돌아다니고 먹이를 위해 탐험했던 동물, 즉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 동물들은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기 때문에 운동을 장려하는 장과 뇌의 연결고리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타이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비록 쥐를 대상으로 이뤄졌지만, 인간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운동 동기에 관여하는 장내 세균이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정확한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향후 수 년이 걸릴 수 있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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