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1년 국내 폐암 환자 수는 약 11만 명이다. 2017년보다 30% 증가해 갑상샘암 다음으로 발병률이 높다. 빈발하는 암이지만 생존율은 췌장암 다음으로 낮아 연간 약 1만 9000명의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
폐암은 3기초까지 수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갈비뼈 사이에 2~3개의 작은 구멍을 뚫고 흉강경을 삽입해 폐를 절제하는 ‘늑간 흉강경 수술’을 보편적으로 시행한다.
이 수술의 단점은 수술 후 신경 손상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작은 구멍으로 갈비뼈 사이를 절개하는데, 이곳에는 척수로부터 갈라져 나온 늑간 신경이 위치한다. 이 부위가 손상되면 늑간신경통이 발생하는데, 폐암 수술에 성공한 환자의 약 40%가 이를 경험한다.
늑간신경통이 발생하면 숨을 깊게 쉬기 어렵고 신체 활동이 제한되며 심하면 호흡곤란이 온다. 폐 합병증으로 수술 후 삶의 질과 예후가 악화되는 원인이 되는 것.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정우현 교수팀은 가장 아래쪽 늑골(갈비뼈) 밑에 절개창을 내고 흉강경 대신 수술 로봇으로 폐를 절제하는 ‘늑간 보존 로봇 폐절제술’을 고안했다.
기존에도 갈비뼈 밑으로 흉강경 기구들을 넣어 절제술을 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수술 기구의 한계로 각도와 시야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 수술 로봇은 몸 안에서 자유롭게 회전하며 각도 조절을 할 수 있다.
정 교수는 “늑간 신경이 손상되면 숨 쉴 때마다 통증 혹은 불편감이 느껴져 삶의 질이 저하된다”며 “로봇 수술은 늑간 신경이 존재하지 않는 곳을 통해 수술하기 때문에 신경통 및 후유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늑간 신경은 호흡근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술 후 폐 재활에도 유리하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수술법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술법에 대한 내용은 미국흉부외과학회 저널 《JTCVS 테크닉(JTCVS Techniques)》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