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스병 환자 유독 많은 곳, '이런' 특징이?
대기오염 심한 곳 발병 위험 25% 더 높아
대기오염이 심각해 초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 퇴행성 신경질환인 파킨슨병 집중 발병지대(핫스팟)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4월 22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미국신경경과학회 연례학술회의에 발표될 미국 배로우신경학연구소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기 2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배로우신경학연구소 연구진은 자동차 배기가스, 발전소 및 기타 산업체에서 화석연료 연소, 산불 등으로 인해 입자 크기가 2.5μm 이하의 초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25% 더 높게 조사됐다고 밝혔다. 발표자인 브리트니 크르지자노프스키 연구원은 “우리는 파킨슨병과 초미세먼지 노출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초미세먼지와 파킨슨병 사이에 가장 강력한 연관성이 있는 지역은 미시시피-오하이오 강 계곡과 로키산맥 지역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파킨슨병의 환경적 위험 요인에 대한 30년간의 연구는 대부분 살충제 노출에 집중되어 왔지만 우리의 연구는 대기 오염이 파킨슨병 발병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2009년 미국의 노인의료보험인 메디케어 가입자 225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중 약 8만4000명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들의 거주지를 지도화하고 다양한 지역의 파킨슨병 발병률과 평균 대기오염 수준도 계산했다.
연구진은 가장 높은 수준의 초미세먼지 노출 지역에서는 10만 명당 434명이 파킨슨병에 걸린 반면 가장 낮은 수준에 노출된 지역에서는 10만 명당 359명이 걸렸음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연령, 흡연, 의료 서비스 이용 등 파킨슨병의 다른 위험까지 감안했을 때 초미세먼지에 가장 많이 노출된 사람이 가장 적게 노출된 사람보다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25%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가장 강력한 연관성은 미국 중서부 콜로라도주 레이크 카운티와 그 주변을 포함한 로키산맥 지역에서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카운티의 파킨슨병 위험은 초미세먼지 노출 수준이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올라갈 때 16% 증가했다. 미국 동남부 테네시주와 켄터키주를 포함하는 미시시피-오하이오 강 계곡의 파킨슨병 발병률도 대기오염과 연관성을 보였다. 하지만 미세입자 물질 노출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갈 때 위험이 4% 증가하는 수준이어서 로키산맥 지역보다는 관련성이 약했다.
이 연구에서 발견된 연관성이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논문을 검토한 플로리다대 보건대학(UF Health)의 노먼 픽셀 신경질환연구소의 마이클 오쿤 소장은 대기오염과 파킨슨병 사이의 연관성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파킨슨병재단의 의료 고문이기도 한 그는 “환경이 신경 퇴행성 질환의 발병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파킨슨병의 핫스팟을 찾아내는 것은 환경 위험 요소 퍼즐에 또 다른 중요한 조각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술회의에서 발표되는 연구 결과는 동료 심사를 거친 학술지에 게재되기 전까지는 예비 연구로 간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