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코로나19, 뇌 구조 바꿀 수 있어
불안과 우울증 겪은 롱 코비드 환자들 변연계 축소 관찰돼
코로나19를 가볍게 앓고 지나간 사람도 몇 달 동안 불안과 우울증을 겪는다면 뇌의 구조와 기능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미국신경학회(AAN)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브라질 캄피냐스대 연구진의 온라인에 사전 공개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캄피냐스대의 클라리사 야수다 교수(신경외과)는 “코로나19 경증 감염자도 몇 달 뒤 뇌 변화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삶의 질에 장기적 영향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법을 찾기 위해 롱 코비드(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경증 감염자 254명을 연구했다. 평균 연령은 41세였으며 3개월 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들은 불안 또는 우울증 증상에 대한 테스트와 뇌 스캔을 받았다. 102명이 불안과 우울 증상을 모두 보였고 152명은 증상이 전혀 없었다.
연구진은 뇌 회백질의 수축 증거를 찾기 위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148명의 뇌 스캔 데이터와 비교했다. 코로나19 감염 후 불안과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은 기억과 감정처리에 관여하는 뇌의 변연계 영역이 축소된 것이 관찰됐다. 코로나19에 걸렸지만 불안과 우울증 증상이 없었던 사람은 뇌가 위축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휴식 상태의 뇌 활동으로 네트워크를 분석하는 특수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뇌 기능과 뇌 영역 간의 연결성 변화도 조사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걸렸지만 후유증이 없는 그룹 84명, 불안 및 우울증이 있는 그룹 70명,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그룹 90명을 대상으로 이 작업을 수행했다. 연구진은 불안 및 우울증 그룹에서 12개 네트워크 각각에서 광범위한 기능적 변화를 발견했다. 후유증이 없는 코로나19 그룹에서도 변화가 있었지만 5개 네트워크에서만 나타났다.
야수다 교수는 “이는 롱 코비드 증세의 일환으로 불안과 우울증을 보이는 사람들에게서 뇌가 의사 소통하는 방식과 구조에 심각한 패턴의 변화가 발생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변화의 규모를 봤을 때 기억력과 사고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코로나19에 걸렸지만 경미한 증세만 보인 사람에 대해 전체적인 치료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동료 심사를 거친 저널에 게재되기 전까지는 예비 연구로 간주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