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화상 환자 3명 중 1명은 '이 음식' 때문
약 40%는 어린이 혼자 있을 때 발생
컵라면은 단순히 인스턴트 음식여서 아이들 건강에 나쁜 게 아니었다. 미국 시카고의료센터에서 10년간 발생한 어린이 화상 환자의 약 3분의 1이 컵라면 같은 인스턴트 라면에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국제화상학회 학술지 《화상(Burns)》에 발표된 미국 시카고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시카고대 프리츠커의대 화상센터의 연구진은 2010~2020년 시카고의료센터 소아과에 입원한 790건의 어린이 화상사례를 검토한 결과 31%가 컵라면 때문인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집안형편이 어려운 흑인 아동과 어린이가 또래보다 이러한 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감독을 받지 않을수록 위험도가 높았다. 라면 화상의 약 40%는 어린이가 혼자 있을 때 발생했다.
연구책임자인 세바스찬 브러위 교수는 “화상으로 진찰받는 어린이가 라면으로 인해 화상을 입은 경우가 많아 실제 추세를 확인한 결과”라며 “모든 소아화상은 어떤 식으로든 예방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화상예방 프로그램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통계가 전국적 차원에서 진행될 경우 문제의 심각성이 더 뚜렷하게 부각될 것으로 봤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10만 명의 미국 어린이가 음식과 음료로 인한 화상을 입는다.
인스턴트 라면은 저렴하고 준비하기 쉬운 식품이다. 일반적으로 일회용 컵에 담겨 있으며 끓는 물을 붓고 3, 4분만 기다리면 먹을 수 있다. 이로 인한 화상은 다른 화상에 비해 심하진 않지만 여전히 위험하며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각한 경우엔 피부 이식을 포함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브러위 교수는 “보호자가 직접 감독하는 것이 화상예방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면에 포함된 열은 누구에게나 쉽게 2도 및 3도 화상을 입힐 수 있지만 어린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몸이 작고 피부가 얇기 때문에 특히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화상 사고에서 전자레인지에서 용기를 꺼낼 때 부주의로 쏟거나 라면 컵의 바닥이 좁아 먹다가 흘리는 등 일반적인 행동 패턴을 관찰했다. 브러위 교수는 “우리는 문제의 엄청난 규모에 놀랐다”면서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아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어른은 항상 전자레인지에서 면을 꺼내고 충분히 식을 때까지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위험을 더욱 줄이려면 무릎보다는 식탁에 앉아서 먹도록 해야한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305417923000050)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