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원전수 방류 전 '방사능 농어'... 한국 대책 있나?
日어민도 방류 반대... 해수부 장관 "대통령실에 국산 수산물 가져가 안전성 홍보"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농어가 잡혀 논란이 일고 있다. 올봄 일본 정부의 원전 오염수 첫 방류를 앞두고 일본 내에서도 방사능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지난 7일 일본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앞바다에서 방사능 오염 출하 기준치를 초과한 농어가 잡혔다고 보도했다.
일본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어협)가 어획한 농어를 분석한 결과다. 해당 농어에선 방사성 물질인 세슘의 농도가 1㎏당 85.5베크렐(㏃)을 기록했다. 후쿠시마현 어협이 자체적으로 정한 세슘의 상품 출하 기준치는 1㎏당 50베크렐 수준이다. 반면, 일본 정부가 정한 기준치인 1㎏당 세슘 100베크렐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날 잡은 농어를 전부 회수하고 당분간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힌 농어의 판매를 자제하겠다는 어협의 방침도 나왔다. 이런 판매자제 방침은 2018년 4월 일본 정부의 수산물 출하 제한 해제 이후 처음이다.
앞서 후쿠시마현 어협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제기된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우려를 고려해 방사성 물질의 출하 기준치를 설정했다. 후쿠시마현이 원산지인 수산물에선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성 물질이 잇따라 검출되고 있다. 지난해 4월 당시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의 경우 세슘 농도가 1㎏당 270베크렐을 기록하기도 해 논란이 일었다.
◆ 자국 어민조차 '방류 반대'에도... 日정부 "식수만큼 안전"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은 '후쿠시마현 인근 바다의 방사능 오염 수준은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원전 사고 이후 10년이 지나면서 인체에 유해한 수준의 방사성 물질은 자연적으로 중화됐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원전 사고 당시 녹아내리는 핵연료의 폭발을 막기 위해 사용한 냉각수를 이르면 올봄부터 태평양에 방류하겠다는 계획도 공식화한 상태다.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이지만, 그간 다핵종제거설비(ALPS) 방식으로 제염 작업을 진행한 끝에 식수로 써도 괜찮을 만큼 안전해졌다고 국제 사회에 홍보하고 있다.
후쿠시마현 일본 어민조차 수산물의 방사능 안전성을 이유로 오염수 방류 계획 보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와 후쿠시마현 어협 등은 일본 정부의 계획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 전국어협은 성명에서 "처리수(오염수)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것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어업인과 국민에 대한 설명, 피해 대책 이외에 처리수의 안전성 담보 등에 대해 국가 차원의 진지한 대응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해수부 장관 "용산 대통령실에 국산 수산물 들고가 안전성 홍보"
현재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우려를 표해왔지만, 공식적으로 항의하진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오염수 방류 시기가 다가오며 여론이 악화하자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는 해양방사능 조사를 확대하는 등 관련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해양수산부 조승환 장관은 지난 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방류 계획이 일본 말대로 안전한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그 물이 우리 수역에 어떤 환경적 영향을 미칠지 계속 검사를 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조 장관은 국내산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우려에 대해선 "필요하면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할 때도 수산물을 갖고 가서 '우리 수산물 안전합니다'고 홍보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