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쥐었다 폈다 10초에 20회 이상 못한다면?

경추척수증 의심...작은 충격에도 전신마비 위험

목디스크와 헷갈리기 쉬운 병이 있다. 경추(목뼈)척수증이다.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이상 소견을 일찍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물건을 잘 놓친다거나 휘청거리며 걷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경추척수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목디스크는 손, 팔 등이 아프고 저린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경추척수증 환자는 약 1만5000명이다. 허리디스크 환자 197만여 명, 척추관 협착증 환자 180만여 명에 비하면 그 수가 훨씬 적지만 작은 충격에도 전신마비에 이를 위험이 높아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인천나누리병원 척추센터 김진욱 병원장은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방사통과 감각 저하는 허리디스크나 협착증 증상과 유사하지만, 허리를 검사했을 때 이상이 없거나 치료 후에도 증상이 이어진다면 목 문제를 의심하고 반드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추척수증은 목뼈 안을 지나는 척수(중추신경)가 압박을 받아 감각과 운동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목디스크 질환과 후종인대골화증이다.

목디스크가 있으면 목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돌출돼 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척수에서 뻗어 나온 말초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손, 팔, 어깨, 목에 통증이 나타난다. 경추척수증은 돌출된 디스크가 척수를 직접 압박해 통증보단 마비 증상이 주를 이룬다.

후종인대골화증은 목뼈 후면에서 뼈와 뼈를 지지해주는 후종인대가 딱딱하고 두껍게 변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이 병을 가진 환자 3명 중 1명이 경추척수증을 겪는다.

경추척수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척수가 압박을 받아 신경 흐름이 나빠지면서 미세운동 장애와 근력저하가 발생한다는 것. 젓가락질과 단추 잠그기가 힘들거나 술 취한 듯 똑바로 걷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가진단을 해보자. 양손을 빠르게 쥐었다 펴는 동작을 10초에 20회 이상 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다. 걸음걸이로도 체크할 수 있다. 일직선에 맞춰 앞꿈치와 뒤꿈치를 이어 붙이면서 똑바로 열 걸음 걸을 수 있다면 경추척수증일 확률은 낮다.

김 병원장은 “한 번 손상된 척수는 회복이 어렵고 전신마비 위험이 높기 때문에, 경추척수증 진단을 받게 된다면 척수를 압박하는 원인을 없애는 수술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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