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핀보다 70배 강력…신규 마약류 지정된 ‘에타젠’?

전세계적으로 불법적 사용 늘어

진통제 계열 약물의 남용은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미국 마약단속국(U.S. Drug Enforcement Agency)]
마약류 대용으로 오·남용되는 ‘에타젠(Etazene)’이 신규 임시마약류로 지정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일 ‘에타젠(Etazene)’ 등 2종을 임시마약류로 지정 예고했다.

1군으로 새롭게 지정되는 ‘에타젠(Etazene)’은 국내서 이미 마약으로 지정된 ‘에토니타젠(Etonitazene)’과 유사한 구조와 효과를 나타내는 합성 오피오이드(아편유사제)다. 일본에서는 이미 ‘지정약물’로 관리되고 있다.

에타젠은 벤지미다졸 계약의 합성 오피오이드로 1961년 마약에 관한 UN 단일협약에서 1급 마약( Schedule I)으로 분류되는 클로니타젠, 에토니타젠, 이소토니타젠 등과 비슷한 화학적, 약리학적 구조를 가진 약물이다.

합성 오피오이드 계열의 약물은 전세계적으로 젊은 층이 오남용하고 있다. 유럽 마약·마약중독감시센터(EMCDDA)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이후 10년간 유럽에서는 오피오이드 계열의 약물은 무려 59개가 시장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에타젠 남용 문제가 부상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0월 약물의존전문가위원회(Expert Committee on Drug Dependence)에서 에타젠에 대한 특별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에타젠은 안전하고 강력한 진통제를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1950년대 후반에 만들어졌으나, 의료나 산업적 목적으로 사용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타젠의 중독성이나 독성에 대한 개별적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는 않았다. WHO는 보고서에서 “에타젠의 화학적 구조를 기반으로 유추해볼 때 합성 오피오이드 약물들과 비슷한 부작용과 위험성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이며, 공중보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타젠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국외에서는 관련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2021년 네이처 지에 실린 에타젠 독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에타젠은 통각 효과에 있어서는 모르핀보다 70배 강력한 효과를 낸다. 이처럼 강력한 약효 덕에 에타젠은 최근 다크넷 등 불법적인 온라인 마약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약물 중 하나로 부상했다. 사용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후기에 따르면 에타젠은 다른 오피오이드 약물과 비슷한 환각 작용을 보이며, 복용을 거듭할 수록 내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에타젠과 함께 오는 3월 8일 임시마약류 지정기간이 만료되는 6-모노아세틸모르핀(6-Monoacetylmorphone)도 2군 임시 마약류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6-모노아세틸모르핀’은 중추신경계 작용, 헤로인의 주 활성 대사체로 부작용·위해성은 헤로인과 유사하다.

임시마약류 지정제도는 현행 마약류가 아닌 물질 중 마약류 대용으로 오남용되고 국민 보건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물질을 3년 범위 안에서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는 제도다.임시 마약류로 지정한 물질은 지정예고일부터 마약류와 동일하게 취급-관리되며, 해당 물질은 소지, 소유, 사용, 관리, 수출입, 제조, 매매, 매매알선, 수수 등이 전면 금지되며 압류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임시마약류 신규지정 예고가 신종 마약류의 유통을 차단해 국민 보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며 “앞으로도 검찰·경찰·관세청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해 신종, 불법 마약류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 에타젠 (B) 에토니타젠 (C) 이소토니타젠  구조식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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