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중 1명, 좌우 구별 잘 못해…의료사고 낸 의사도

엉뚱한 척추신경 뚫었다…트럼프도 방향 헷갈려

오락을 할 때도 왼쪽과 오른쪽을 얼른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자기만의 비법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람들의 약 15%가 왼쪽과 오른쪽을 구별하는 데 순간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라이덴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6명 가운데 1명 꼴로 좌우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BBB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네덜란드 성인 404명(평균 연령 26.8세)을 조사 분석했다. 그 결과 참가자의 약 15%가 좌우 구별이 충분하지 않은 걸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참가자 가운데 약 43%는 특히 손을 활용해 좌우를 나름대로 신속히 구별했다. 좌우 구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글씨를 쓰는 손, 기타를 치는 손을 생각하는 등 나름대로 기발한 대처법을 고안해 활용하고 있었다. 일부는 좌우 구별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몸에 문신을 새기거나 피어싱을 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분석에 ‘베르겐 좌우 식별 테스트(Bergen right-left discrimination test)’를 활용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네덜란드 라이덴대 이네케 반 데르 함 조교수(신경심리학)는 “앞쪽과 뒤쪽, 위쪽과 아래쪽을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없으나 왼쪽과 오른쪽을 신속히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그녀는 “좌우는 대칭성이며,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 쳐다보고 있으면 반대 방향이기에 혼란스럽다”고 덧붙였다.

좌우 방향 구별은 실제로 꽤 복잡한 과정이다. 기억, 언어, 시각 및 공간 처리, 심적 회전(mental rotation) 등이 필요하다. 간단한 방향에도 헷갈리는 것은 언뜻 유치한 실수로 보일 수 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이 왼쪽과 오른쪽을 혼동한다. 좌우 구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는 사람들도 실수할 확률이 전혀 없다고는 100% 장담할 수 없다.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나 산만한 분위기, 자신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질문에 굳이 대답해야 할 난처로운 상황 등에서는 좌우를 즉시 구별하지 못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오른쪽과 왼쪽을 빨리 구별하지 못하고 당혹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대통령 재임 때인 2017년 필리핀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지도자들이 손을 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방향을 혼동해 잠시 당황했다. 이런 사례는 그야말로 약과다. 영국 신경외과 의사 헨리 마쉬는 몇 년 전 환자의 엉뚱한 쪽 척추신경을 뚫는 의료사고를 냈다. 오른쪽과 왼쪽을 순간적으로 구별하지 못한 데서 온 심각한 사고였다. 연구팀은 이 신경외과 의사의 사례를 계기로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 결과(Distinguishing left from right: A large-scale investigation of left–right confusion in healthy individuals)는 영국 의학학술지 ≪세이지 저널(SAGE JOURNAL)≫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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