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전공의 줄수록 진료대기 길어졌다

6년간 충원률 95→78.5%... 진료대기는 9.7→16.5일

이종성 의원 [사진=이종성 의원실]
지난 6년간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과목에서 전공의 충원율이 꾸준히 줄면서 관련 환자의 진료 대기일은 크게 늘었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은 보건복지부로부터 ‘2017∼2022년 수련병원별 전공의 정원 및 충원 현황’ 자료를 요청한 후 이를 분석해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서 전국 수련병원의 해당 과목 전공의 충원률은 2017년 95.1%에서 지난해 78.5%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연도별로는 각각 2017년 95.1%, 2018년 91.3%, 2019년 90.6%, 2020년 88.8%, 2021년 82.9%, 2022년 78.5%였다. 전국의 수련병원은 2022년 3월 기준으로 244곳이다.

권역 내 필수의료 협력체계를 총괄하는 국립대병원 역시 해당 진료과 전공의 충원이 쉽지 쉽았다.

흉부외과의 경우 지난해 강원대와 충북대, 충남대, 경상대, 제주대병원은 0%, 분당서울대병원이 33%를 기록했고, 부산대와 경북대, 전남대병원이 절반(50%)을 충원했다.

소아청소년과는 충남대와 경상대, 경북대, 전남대 0%였고, 전북대병원이 50%였다. 응급의학과는 경상대와 경북대가 0%, 제주대병원은 50%에 그쳤다.

이 여파로 해당 진료과의 진료대기 일수도 길어졌다. 대표적으로 국립대병원 15곳의 소아청소년과 평균 진료 대기일수는 2017년 9.7일에서 지난해 16.5일로 5년 새 약 70% 늘어났다.

개별 병원으로 따져보면 더욱 심각했다. 부산대병원은 대기일수가 11.6일에서 34.5일로 약 3배 늘어 진료 환경이 가장 악화했다. 인근 중소 병원들이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줄이거나 없애며 환자가 몰린 탓이다.

지난해 전공의를 전혀 충원하지 못한 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지난해 4분기 기준 평균 22일의 진료 대기일수를 기록했다. 2017년 1분기보다 15일이나 늘었다. 같은 해 충원율이 0%인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역시 진료 대기일수는 2017년 10일에서 지난해 16일로 증가했다.

산부인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북대병원은 2017년 1분기 5일에서 지난해 3분기 15일로, 분당서울대병원은 같은 기간 16일에서 33일로 늘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해 산부인과 전공의 충원율이 100%였지만, 인근 지방병원의 산부인과 전공의가 부족해 환자 쏠림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성 의원은 “권역 내 필수의료 협력체계를 총괄하는 국립대병원에서조차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 충원율이 위기 수준으로 저조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의료약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조속히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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