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유착증, 혈액검사로 간단히 진단 가능"
272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14명 중 1명꼴로 사망
사전 진단이 어려웠던 위험한 임신합병증의 생체표지자(바이오 마커)를 간단한 혈액검사로 찾아내 진단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태반유착증(Placenta accreta)은 태아의 음식과 산소 공급원인 태반이 여성의 자궁 벽 안으로 너무 깊게 자랄 때 발생한다. 태반은 일반적으로 분만 중에 자궁벽에서 쉽게 분리되지만 태반이 유착되면 자궁을 침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방광과 같은 주변 장기까지 침범한다.
이 질환은 사전에 발견되지 않은 경우 출산 후 여성이 출혈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연구책임자인 미국 브리검여성병원의 호프 유 박사(산모 태아 의학)는 설명했다. 문제는 태반유착의 절반 가까이가 출산 전에 진단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태반유착은 보통 초음파검사로 진단하는데 33%~50%는 분만 전에 진단되지 않는다.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침례 의료센터의 산모-태아 의학 전문가인 조슈아 니체 박사에 따르면 태반유착은 272명 1명꼴로 발생한다고 한다. 그는 “1980년대 1250명 중 1명꼴이었다가 급증한 것으로 제왕절개수술로 출산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다”면서 태반유착의 첫 번째 위험 요소로 제왕절개를 꼽았다. 제왕절개를 포함한 자궁과 관련된 모든 수술은 절개 부위에서 자궁벽을 얇아지게 만들고 자궁 내막을 파괴해 태반이 더 깊게 침입할 수 있게 한다는 것.
그는 태반유착이 발생한 여성 14명 중 1명은 분만의 결과로 사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어떤 치료도 태반의 자궁 침입을 막거나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임신부가 태반유착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 경우엔 합병증에 대비한 분만으로 이에 대비할 수 있다고 두 박사는 입을 모았다. 외과의사, 마취과 의사, 중재 방사선과 의사 등이 대기할 수 있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수혈할 혈액을 확보해둘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경험이 있는 병원에서 취해지는 이러한 조치는 산모의 사망이나 부상 위험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태반유착증의 생체표지자를 찾아 나섰다. 연구진은 35명의 태반유착증 환자와 건강한 임신부 70명을 비교했다. 임신기간은 보통 임신 1기(임신확인~14주차), 임신 2기(15주차~28주차), 임신 3기(29주차~출산 전)로 나뉜다. 연구진은 임신 2기와 3기 때 이들에게서 채취한 혈액 샘플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특히 순환하는 미세입자단백질(CMP)에 차이가 있는지에 집중했다. CMP는 세포간 의사소통 도구로 이용되며 암 검출 연구에서도 집중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생체표지자다. 그 결과 태반유착증 환자가 임신 2기일 때 5개의 CMP와 임신 3기일 때 4개의 CMP가 배출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유 박사는 "이들 위험인자가 태반유착증의 발생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임신 후기 이에 대한 혈액검사가 보편화되길 희망했다. 유 박사와 니체 박사는 이 혈액검사법에 대해선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기에 표준검진법이 되기 위해선 앞으로 몇 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2-24869-0)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