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야외수영, 희귀병 걸린다?
수영하다가 호흡곤란 오면 수영유발폐부종(SIPE) 의심해봐야
겨울철에도 강이나 호수 바다 같은 차가운 천연수에서 장거리 야외수영을 즐기며 건강을 자랑하는 사람이 많다. 자칫하면 폐에 물이 차는 희귀병에 걸릴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영국의학저널 케이스 리포츠(BJM Case Reports)》에 발표된 영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장거리 수영선수이자 철인3종 경기 선수인 50대의 영국 여성은 야간 장거리 야외수영 경기 도중 호흡 곤란을 느껴 간신히 해안에 도착했지만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몇 주 전에도 장거리 야외수영을 하다가 호흡 곤란을 느꼈던 그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흉부 엑스레이를 통해 폐부종이 발견됐다. 설상가상으로 이 액체가 심장근육에 침투해 심근부종까지 일으켰다. 다행히 병원에 도착한 지 2시간 만에 증상이 진정됐고, 다음날 아침 퇴원했다.
이 여성이 걸린 병이 수영유발폐부종(swimming-induced pulmonary edema․SIPE)이다. 폐부종의 아형인 이 병은 1989년 처음 보고됐다. 폐의 공기 주머니에 액체가 모이면서 수영하던 사람들의 호흡곤란을 가져온다.
영국 왕립바스통합병원의 연구진은 SIPE가 장거리 야외수영을 하는 사람의 1~2%에 영향을 미치지만 실제 보고된 경우는 적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문제는 장거리 야외수영을 하는 사람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 연구진은 2021년 영국에서만 장거리 야외수영에 참가한 사람이 300만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SIEP의 위험 요인은 고령, 장거리, 냉수, 여성, 고혈압, 심장질환 등이다. 몸 상태가 좋은 사람에게도 자주 발생한다. 이 여성 환자는 수온이 11°C로 쌀쌀했지만 잠수복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275m가량만 수영하고도 증상이 나타났다.
SIPE가 재발하는 경우는 흔하다 스쿠버 다이버와 수영하는 사람의 재발율이 13%~22%나 된다. SIPE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확실하지 않지만, 폐의 혈압 증가, 신체 활동 중의 높은 혈류량, 그리고 혈관을 수축시키는 추운 날씨의 조합일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SIPE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물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느린 속도로 수영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몸에 꼭 맞는 잠수복을 피해야 하고 이부프로펜(해열소염진통제)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복용하는 경우엔 수영을 자제해야 한다.
처음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즉시 수영을 멈추고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똑바로 앉아있어도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casereports.bmj.com/content/16/1/e251274)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