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면역체계 바꿔…황반변성 등 신경염 위험↑

고지방식 비만인 사람, 살 빼도 위험은 남아

고지방 식단으로 비만이 된 적이 있는 사람은 안과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게 좋다. 황반변성 등 신경염 발병에 빨간 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방 성분이 많은 음식을 과잉 섭취해 비만이 된 사람은 살을 빼 정상이 된 뒤에도 노인성 황반변성 등 염증성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새로 갖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메종뇌브-로즈몽 병원 연구팀이 생쥐실험을 한 결과다. 연구팀은 고지방 식사로 비만이 된 적이 있는 사람은 후천적(후생유전학적) 변화 때문에 타고난 선천성 면역체계가 아예 바뀌어, 염증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지방 음식을 먹인 생쥐의 지방조직 대식세포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후생유전학적 변화를 보였다. 또 이런 유전자 발현은 생쥐가 정상 체중을 되찾고 신진대사를 정상을 회복한 뒤에도 여전히 계속됐다.후천적으로 바뀐 유전자가 그대로 굳어진다는 의미다.

이런 연구 결과가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면 후생유전학적 변화는 비만과 관련된 노인성·신경염증성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신경염증성 질환으로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노인성 황반변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생쥐에서 나타난 지속적인 후생유전학적 변화는 스테아린산 등 지방산이 지방조직에 상주하는 대식세포를 염증성 표현형으로 바꿔, 노화가 진행되는 동안 비만이 될 경우 본격적으로 발현된다.

지방조직의 염증 세포는 눈을 포함한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 옮겨가 노인성 황반변성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스테아린산은 ‘톨 유사 수용체4(TLR4)’를 통해 작용하며 염색질을 리모델링하고 활성제 단백질-1(AP-1) 결합 부위에서 접근성을 선택적으로 높일 수 있다. 또 골수세포는 전염증성 사이토카인 전사, 병리학적 망막 혈관신생의 악화, 시각기능 상실 등과 관련된 신경 변성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종전에 고지방 음식을 많이 먹고 비만이 된 경험이 있다면 단핵 식세포가 재프로그래밍돼 연령 관련(노인성) 황반변성 등 신경염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고 결론지었다.

이런 사람은 담배를 당장 끊고 비만, 고혈압의 예방에 힘써야 한다. 야채와 과일의 충분한 섭취도 중요하다. 안과 검사(안저 검사)를 연 1회 등 정기적으로 받아 가장 대표적인 신경염인 황반변성을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이 연구 결과(Past history of obesity triggers persistent epigenetic changes in innate immunity and exacerbates neuroinflammation)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회 포털 ‘유레카 얼럿’이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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