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배우자, 우울증 위험 급증
스웨덴 등 5개국 연구팀 “정신장애 걸릴 위험 약 23% 더 높아”
암 환자 배우자가 일반인 배우자보다 우울증, 스트레스 장애 등 각종 정신장애를 앓을 위험이 약 2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등 5개국 연구팀이 스웨덴·덴마크 327만7895명을 조사한 결과다. 참가자 가운데 약 16.7%는 암 환자의 배우자였고 그 나머지는 일반인의 배우자였다. 남성이 약 46.0%였고 평균 연령(중앙값 기준)은 60세였다. 연구팀은 이들을 7.6~8.4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최초로 발병한 정신장애의 발병률을 기준으로 암환자 배우자들은 6.9%가, 일반인 배우자들은 5.6%가 우울증 등 정신장애 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 배우자가 일반인 배우자에 비해 약 23%(1.3%포인트)더 많이 걸린 셈이다.
특히 배우자가 암 진단을 받은 뒤 첫 1년 동안 우울증, 스트레스 장애를 앓을 위험이 30%나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배우자가 췌장암, 식도암, 폐암, 간암, 담관암 등 경과(예후)가 비교적 좋지 않은 암으로 진단받거나 말기암으로 진단받은 경우 정신장애를 앓을 위험이 더 높았다.
암으로 진단받은 배우자를 둔 40세 이상 남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첫 정신장애를 앓을 위험이 훨씬 더 높았다. 가계소득이 낮은 배우자도 가계소득이 높은 배우자보다 정신장애를 앓을 위험이 더 높았다. 연구에는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과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대학 연구진도 참여했다.
연구팀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암환자 배우자의 정신장애 발병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배우자는 암환자에 대한 지원과 돌봄의 주요 원천”이라며 “배우자가 있는 암환자의 생존율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높다”고 강조했다. 암 환자의 배우자 본인도 마음을 다잡고 스트레스를 풀면서 어려움에 대처해야 한다. 명상, 기도,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음식 섭취, 유산소 운동 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연구 결과(Risk of Psychiatric Disorders Among Spouses of Patients With Cancer in Denmark and Sweden)는 ≪미국의사협회지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회 포털 ‘유레카 얼럿’이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