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등급 신경교종도 공격적으로 수술해야” (연구)
종양을 최대 제거한 환자의 평균 수명이 2배 이상 길어
뇌종양은 크게 둘로 나뉜다. 뇌의 실질 기능을 하는 뇌실질에 종양이 발생하는 축내 뇌종양과 뇌막과 뇌하수체 등 뇌실질이 아닌 조직에서 종양이 발생하는 축외 뇌종양이다. 일반적으로 뇌종양은 축내 뇌종양을 말한다.
축내 뇌종양은 대부분 신경세포가 아니라 신경아교세포에서 발생한다. 이 세포는 신경세포를 구조적, 기능적으로 지지해주며 영양소를 공급해준다. 신경아교세포에 생긴 종양을 줄여서 신경교종(glioma)이라고 부른다.
국제보건기구(WHO)는 신경교종을 1급에서 4급까지 4단계로 구분했다. 1급 신경교종은 보통 천천히 자라고 대부분 양성으로 분류돼 제거 수술만 받아도 된다. 2급과 3급 신경교종은 더 빨리 자라기에 수술, 방사선 치료, 화학요법의 병행이 필요하다. 4급 신경교종은 가장 공격적인 유형으로 악명 높은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이 이에 해당한다. 1, 2급을 묶어서 저등급 신경교종, 3,4급은 고등급 신경교종으로 분류한다.
저등급 신경교종의 경우 가능한 빠르게 종양의 대부분을 제거하는 공격적 수술이 생존 연장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임상종양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발표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논문의 제1저자인 UCSF의 숀 하비-점퍼 교수(신경외과)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일부 저등급 신경교종에 대해 최대 절제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밝혔다. 저등급 신경교종은 악성이 아닌 만큼 뇌세포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절제수술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일부 연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이다.
저등급 신경교종은 미국에서 매년 2만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단되는데 대부분 청년층 아니면 중년층이다. 제거수술 후에도 감지할 수 없는 종양 세포 주머니가 천천히 자란다. 결국 2년 이내에 재발해 악성종양으로 발전해 2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확산성 저등급 신경교종은 2개의 아형이 있다. 성상세포종 변이와 핍지(희돌기세포)교종 변이다. 이중 핍지교종 변이에 대해서는 최대 절제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들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확산성 저급 신경교종 환자 392명을 최대 20년 동안 추적했다. 또 이를 보스턴에 있는 브리검여성병원과 노르웨이의 성올라프대학병원의 환자들 사례로 재검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성상세포종 변이의 경우 수술 전후 종양이 컸던 환자의 평균수명은 9년이었던 반면 잔여 종양이 작았던 환자는 20년 이상을 살았다. 핍지교종 변이의 경우는 수술 전후 종양이 큰 환자는 20년 미만밖에 못 살았지만 잔여종양이 작았던 환자는 평균 20년 이상을 살았다.
또 총절제술(GTR)이라고 불리는 잠재적으로 더 위험한 시술을 받은 환자는 잔여 종양이 많았던 환자보다 더 오래 살았다. GTR은 MRI에 보이는 모든 종양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건강한 조직의 가장자리까지 제거하는 총절제술 플러스(GTR-plus)의 경우는 성상세포종 환자의 생존을 연장했지만 핍지교종 환자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논문의 또 다른 저자인 UCSF의 아네트 몰리나로 교수(신경외과)는 “핍지교종을 포함해 저등급 신경교종은 진단 후 가능한 한 빨리 절제하는 것이 10년 후의 질병 궤적을 보았을 때 뚜렷한 생존 이점을 제공한다는 것이 밝혀졌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장기적인 효과를 고려한다면 최소 종양의 4분의 3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ascopubs.org/doi/abs/10.1200/JCO.21.02929)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