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성석제 대표, 제약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 기록 세운다

3세 한상철 사장 승진 불구, 3월 주총서 7연임 확실시

제일약품 본사

제일약품이 최근 한상철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 돌입을 사실상 선언했다.

오너 3세인 한상철 부사장의 사장 승진에 따라 내년 3월 임기 임기 만료를 앞둔 성석제 대표이사의 거취에 관심에 쏠리고 있다.

1960년생으로 충북대 경영학과 출신의 성석제 사장은 2000년부터 한국화이자제약에서 재정담당 상무와 부사장을 거쳐 2005년부터 제일약품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아왔다. 제일약품 대표이사로 6연임을 했으며, 내년 3월 주총에서 재신임을 받으면 국내 제약업계 전문경영인중 최장수 CEO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다.

제일약품 성석제 대표이사

현재까지 제약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인사는 삼진제약의 이성우 前사장이다. 이성우 前사장은 2001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여섯 번 연임에 성공하며 18년 간 회사를 이끌다 지난 2019년 3월 물러났다.

제약업계에서는 성석재 대표가 회사 성장에 상당한 역할을 해 왔고, 회사 내부에서 입지를 흔들만한 인사가 없기에 내년 3월 주총에서 재신임을 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부사장에서 승진한 한상철 사장이 제일약품을 이끌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하지만, 대표이사를 맡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평가이다.

성석제 대표는 지난 2005년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제일약품을 제약업계 매출 10위권 회사로 이끈 주역이다.

성석제 사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04년 제일약품의 매출은 2242억원이었지만, 2021년에는 7007억원을 기록했다. 임기 동안 회사 규모를 3배 이상 키운 것이다.

제일약품의 성장은 성석제 사장이 한국화이자 출신이라는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

제일약품은 성석제 사장 이후 화이자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공동 판매하며 규모를 키워왔다. 현재 제일약품이 취급하는 화이자 제품은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 ▲말초신경병증치료제 ‘리리카’ ▲해열·진통소염제 ‘쎄레브렉스’ ▲신경병성통증치료제 ‘뉴론틴’ ▲고혈압치료제 ‘카듀엣’ 등이다.

이들 5개 제품의 매출은 2019년 3219억원, 2020년 3203억원, 2021년 3331억원이다. 제일약품 매출이 2019년 6714억원, 2020년 6913억원, 2021년 7007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의 절반가량이 화이자 제품을 판매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제일약품은 화이자 외에 일본계 다국적제약사인 다케다의 ▲십이지장궤양치료제 ‘란스톤’ ▲당뇨병치료제 ‘네시나’ ▲당뇨병치료제 ‘액토스’ ▲항궤양제 ‘덱실란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4개 제품의 매출을 살펴보면 2019년 931억원, 2020년 1044억원, 2021년 1015억원이다.

제일약품이 취급하는 화이자 5개 제품과 다케다제약 4개 제품의 총매출은 2019년 4150억원, 2020년 4247억원, 2021년 4346억원이다.

화이자와 다케다의 제품 9개 매출이 제일약품 총매출의 60%를 상회하는 것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성석제 대표가 제일약품에서 물러나면 화이자와 공동 판매하고 있는 의약품 판권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이자 부사장 출신이라는 이점을 살려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공동판매하고 있지만, 성석제 사장이 물러나면 타 제약기업이 판권 확보를 위한 경쟁에 뛰어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제일약품에 비해 영업력이 우수한 제약사도 여러 곳 있고, 일부 제약사는 매출 증가를 위한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고 판권 확보 경쟁에 나서면 화이자도 그동안 제일약품과 사실상 독점(?) 계약을 했던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성석제 대표의 퇴임 이후 제일약품의 매출이 한순간에 급감하는 사태도 예견되는 상황이다.

오너 3세인 한상철 사장이 다국적사와의 공동판매 품목에 대해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전까지는 제약약품에서 성석제 대표의 존재는 대체불가이다. 이로 인해 내년 3월 주총에서 성석제 대표의 7연임이 거의 확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제일약품은 최근 진행된 한상철 부사장의 사장 승진에 대해 직위가 변경됐을 뿐 제일약품이 성석제 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변동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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