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 카다시안이 살 뺀 약?…당뇨병 치료제 품귀에 환자들 발 ‘동동’

같은 성분 들어있는 약까지 싹쓸이

킴 카다시안(위)이 당뇨병 치료제를 다이어트 약으로 사용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뇨병 환자들이 약을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잇다.  [사진=킴 카다시안 트위터]
다이어트약으로 각광받는 위고비(Wegovy) 품귀 현상으로 다른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Ozempic)마저 동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고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다이어트 비법으로 트위터에서 언급하고, 모델 킴 카다시안이 마릴린 먼로의 옛 옷을 입기 위해 3주만에 16파운드(7.25㎏)를 감량할 때 사용했다고 소문이 나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그 파급 효과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2017년 당뇨병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오젬픽과 2021년 6월부터 비만치료제로 승인받은 위고비의 약물성분이 세마글루타이드로 동일한다. 그래서 위고비를 못 구한 사람들이 의사들에게 오젬픽에 대한 처방전을 요구해 싹쓸이해가는 바람에 정작 그 약이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미국당뇨병협회 최고 과학 및 의료 책임자인 로버트 가베이 하버드대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이 오젬픽을 구입하기 위해 수많은 약국을 돌아다니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두 제품 모두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르디스크가 제조하며 FDA 웹사이트의 의약품 품귀 목록에 올라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내장 호르몬을 합성해 만든 약물이다. 당뇨병 환자가 이를 복용하면 혈당수치를 낮추는 인슐린 분비 촉진에 도움을 준다. 동시에 체중감량 효과도 가져다준다.

가베이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는 위를 비우는 것을 늦춰주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빨리 포만감을 느끼고 덜 먹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미국비만학회 전 회장인 캐롤라인 아포비안 보스턴대 의대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식욕을 낮추도록 뇌에도 영향을 준다는 몇 가지 증거가 있다”며 “위고비는 최대 15~20%까지 체중감량을 가져다 준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비만 치료에 필요한 세마글루타이드의 복용량이 당뇨병의 복용량보다 높다는데 있다. 주로 알약으로 복용하지만 주사제로도 판매되는 오젬픽은 최대 2mg이지만 주사로 맞는 위고비는 2.4mg이다. 설상가상으로 오젬픽이 위고비보다 싸다. 노보 노르디스크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위고비의 정가는 한 달 치가 1349달러인 반면 오젬픽 한 달 치는 900달러가 안 된다.

가베이 교수는 오젬픽을 대신할 약이 있긴 하지만 복용하던 약을 바꾸는 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장기 복용해야 효과가 있는 약이기 때문에 다른 약물로 바꾸려면 다시 약효가 발생하는데 두세 달이 걸릴 수 있기에 그만큼 투여한 시간과 약효를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

노보 노르디스크는 “믿을 수 없는 수요와 전반적인 글로벌 공급 제약이 결합해 발생한 문제”라며 1월까지는 공급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가베이 교수는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문제가 완전 해결되진 않았기에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내장 호르몬을 합성해 만든 약물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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