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 당뇨병 어린이 환자 25%는 비만 아니다"

체질량지수(BMI)로 판단하기엔 사각지대 있음을 보여줘

2형 당뇨병을 가진 어린이들의 75%만이 비만이었음을 발견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형 당뇨에 걸린 어린이 4명 중 1명은 비만과 관련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미국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캐나다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약 9000명을 대상으로 한 53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2형 당뇨병을 가진 어린이들의 75%만이 비만이었음을 발견했다.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보다 비만일 가능성이 더 높았다. 아시아 어린이 그룹은 다른 인종 그룹에 비해 비만 유병률이 가장 낮았다.

2형 당뇨병에 걸렸지만 비만이 아닌 25% 아이들에 대해 “당뇨병 진단이 늦게 이뤄져 체중이 줄었거나 유전적 원인에 의한 다른 형태의 당뇨병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연구 책임자인 캐나다 맥마스터대 의대 콘스탄틴 사만 교수(소아과)는 밝혔다.

그는 "과체중이 아니어도 2형 당뇨병에 걸린 어린이의 발병 이유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서 "이들은 비만에서 볼 수 있는 과도한 체지방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방 조직의 양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기능도 대사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정상 체중 어린이라도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방 조직의 양과 분포가 제2형 당뇨병의 위험과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계획이다.

사만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어린이의 2형 당뇨병에 상당한 다양성이 있음을 보여 준다”며 “ 체질량지수(BMI)로 평가되는 비만이 2형 당뇨병의 보편적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이번 연구에 착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뇨병이 있는 어린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지질 불균형, 다낭성 난소 증후군, 신장 기능 악화를 포함한 다른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의 어린이 당뇨병환자 중에는 1형 당뇨병이 더 흔하지만 2형 당뇨병에 걸리는 어린이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01년과 2017년 사이 2형 당뇨병을 가진 20세 미만 환자가 95%나 증가했다. 2017년 현재 미국의 10세~19세 중 10만 명 당 67명이 2형 당뇨병 환자다.

이 논문을 검토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더스 시나이 메디컬센터의 바하레 슈바이거 내분비과장은 “이번 연구는 비만이 어린이들의 제2형 당뇨병 진단에 주요한 위험 요소임을 확인시켜 준다”면서 “비만 외의 다른 위험요소가 있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함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요인의 하나로 체중 증가를 꼽았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 실내에만 머물고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허리 둘레와 체중이 늘어난 것이 2형 당뇨병의 위험을 높일 것으로 것으로 봤다.

그는 또 환경과 행동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달라지는 후성유전학적 영향도 요인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의 스트레스 수준, 수면 습관, 간접흡연 노출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당뇨병 전 가족력, 소변이나 갈증의 증가,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그는 또 매일 한 시간씩 적당한 운동, 전자기기 화면을 보는 시간의 제한, 충분한 수면, 가정 내 스트레스 수준 감소, 가족이 함께 식사하기를 권고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799572#:~:text=Question%20What%20is%20the%20prevalence,77.24%25%20had%20obesity%20at%20diagnosis)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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