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비만수술’ 함부로 받으면…술도 못마신다?

‘음주 입원’ 확률, 위 우회술이 위소매절제술의 약 2배

비만이 심한 환자들은 살을 빼기 위해 위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을 것인지 여부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의료진은 환자가 수술 후 알코올사용장애로 입원할 위험이 높지 않은지 꼼꼼히 따져 수술 대상을 선택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만으로 ‘위 우회술’을 받는 환자는 ‘위소매절제술’을 받거나 특정 체중관리 프로그램을 적용 받는 환자에 비해 알코올사용장애(AUD)로 입원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 우회술을 받는 환자는 AUD로 입원할 위험이 위소매절세술을 받는 환자보다 약 1.98배, 미국 보훈처(VA)가 운영하는 체중관리 프로그램(MOVE! program)을 적용 받는 환자보다 약 1.7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체질량지수(BMI, 단위 ㎏/㎡)와 음주 기간을 감안해 조정한 확률이다.

고도 비만 환자 또는 비만 환자 중 당뇨병·고혈압 등 대사질환이 있는 사람이 받는 위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위 절제술)에는 위 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 등 두 가지가 있다. 위 우회술은 원래 위 크기의 약 5%에 해당하는 작은 위주머니(약 30cc)를 만들어 이를 소장(작은 창자)과 연결해 먹는 양을 줄이는 수술이다. 위와 소장 사이에 있는 십이지장은 없어지게 된다. 수술 후 먹은 음식물은 작은 위주머니에서 소장으로 직접 이동한다. 십이지장을 거치지 않으면 인슐린 분비 기능이 좋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또한 위소매절제술은 원래 위의 약 80%를 바나나 모양으로 잘라내고 남은 부위를 봉합해 먹는 양을 줄이는 수술이다. 잘라낸 뒤 없애는 위 부위에는 배고픔 호르몬(그렐린)이 많이 분비되는 곳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배고픔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나딤 마무드 조교수(생물통계학·역학)는 “위 우회술 대상 환자를 매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며 환자에 대한 엄격한 상담과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위 우회술을 받은 환자가 섭취한 음식물은 소장으로 매우 빠르게 직접 이동하며 그 때문에 환자는 적은 양의 알코올에도 취약해진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미국 재향군인회 건강관리센터 127곳의 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 769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또 2008년 1월~2021년 12월 미국 보훈처의 체중관리 프로그램(MOVE! program)에 참여한 퇴역 군인들의 데이터와 비교했다. 체중 감소 효과는 위 우회술을 받은 환자(29%), 위소매절제술을 받은 환자(21.6%), 체중관리프로그램을 적용 받는 환자(0.7%) 순으로 높았다. 추적 관찰 기간 중 사망률이 가장 높은 그룹은 체중관리 프로그램을 적용 받는 환자들이었고 가장 낮은 그룹은 위소매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이었다.

이 연구 결과(Association Between Bariatric Surgery and Alcohol Use–Related Hospitalization and All-Cause Mortality in a Veterans Affairs Cohort)는 ≪미국의사협회 외과학회지(JAMA Surgery)≫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페이지투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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