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명 인구가 겪는 고통, 치매에 관한 6가지 오해
인구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가 늘고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을 정도로 치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 됐다. 중앙치매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총 857만 7830명, 이 중 추정 치매 환자수는 88만 6173명이었다. 유병률은 10.33%에 달한다. 2019년 기준 2019년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79만명으로 유병률은 10.29%였다.
치매 유병률의 증가폭은 크지 않지만, 전체 노인 인구의 증가에 따라 치매환자 수는 9만명 정도 늘어난 셈이다.
치매 환자가 증가하며 흔한 질환이 되어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미국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Harvard Health Publishing)은 최근 치매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들을 소개한 바 있다.
첫 번째 오해. 치매는 질병이다.
치매는 질병이 아니다. 치매는 일상생활에서 문제가 생길 정도로 악화된 사고력과 기억력을 총칭하는 말이다. 치매에 걸리게 만드는 질환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흔하다. 치매의 다른 유형으로는 뇌졸중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 원발성 진행성 실어증, 전측두엽성 치매, 루이체 치매 등이 있다.
두 번째 오해. 기억 상실이 치매의 첫 번째 징후다.
기억력 감퇴는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 병의 첫 번째 징후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2021년 한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병이 단어 찾기의 어려움, 시력 문제 등으로도 종종 나타난다. 다른 유형의 치매의 경우 초기 증상은 앞선 경우와 다르다. 예를 들어, 원발성 진행성 실어증은 언어 문제에서 시작되며, 루이체 치매는 사람이나 동물이 나타나는 시각적 환각에서 시작될 수 있다.
세 번째 오해. 치매는 노화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치매는 정상적인 노화의 일부분이 아니다. 단순히 치매가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것일 뿐이다. 노인질환인 심장병, 뇌졸중, 암과 같은 맥락이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치매를 유발하는 위험 요인의 41%는 예방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치매 위험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혈압 치료, 체중 조절, 규칙적인 운동인 것으로 분석됐다.
네 번째 오해. 치매는 항상 유전적이다.
치매가 항상 유전적인 것은 아니다. 통상적으로 치매 환자의 절반 정도가 유전적 원인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만한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다.
유전적 요인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심장과 폐를 강화하는 유산소 운동을 하고, 식단을 건강하게 관리하며, 좋은 생활 습관을 갖고 있다면 치매 가족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알츠하이머 병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다섯 번째 오해. 치매는 모든 기억을 잃게 만든다.
알츠하이머 병은 기억을 상실시키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모든 기억은 아니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이전 몇 시간, 며칠, 몇 주, 몇 달 등 최근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어린 시절부터 몇 년 전에 일어났던 일들까지는 기억하곤 한다. 이는 알츠하이머가 손상하는 뇌 부위와 연관이 있다. 알츠하이머는 뇌 중에서 해마의 뇌세포를 파괴한다. 해마는 오래된 기억이 아닌 최근의 기억을 저장하는 곳이다. 알츠하이머가 아닌 다른 종류의 치매는 기억력 감퇴를 전혀 유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여섯 번째 오해. 기억 상실 증상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기억 상실이나 다른 사고 체계적 문제가 반드시 치매로 인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 질환, 약물 부작용, 알코올 섭취, 갑상선 질환, 비타민 결핍 등 다른 문제가 원인이 되어 치매와 비슷한 증상이 나올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치료를 통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 따라서 만약 기억력과 사고 체계에 있어 문제를 겪고 있다면 반드시 의사를 만나 진찰을 받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