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와 흡연 유도하는 3800여 개 유전자 찾아

비유럽인 21% 포함한 338만 명의 유전자 분석

삼겹살 위에서 소주잔 4개가 건배하는 모습
최근 연구 결과, 음주와 흡연을 유도하는 유전자가 3800여 개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음주와 흡연을 유도하는 유전자가 3800여 개나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주와 흡연 관련 유전자 연구로는 340만 명 가까이 되는 사람의 유전자 샘플을 분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다. 학술지《네이처》가 자사의 학술지에 발표된 미국 주도의 국제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최근 보도한 내용이다.

흡연과 음주는 심혈관 질환과 정신 질환을 포함한 여러 신체적, 정신적 질환의 중요한 위험 요소이다. 두 행동 모두 환경적, 사회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유전학이 담배와 알코올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연구책임자 중 한 명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PSU) 의대의 다장 리우 교수(통계유전학)는 “현재의 기술 수준은 유전자 발견이 임상으로 번역되는 단계”라면서 “만약 누군가가 니코틴이나 알코올 의존증에 걸릴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면 우리는 조기에 개입할 수 있고 잠재적으로 많은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한국, 일본, 영국, 캐나다 등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아프리카와 미국, 동아시아, 유럽 등 4개 인종으로 이뤄진 60개 코호트(동일집단) 338만 3199 명에 대해 전체유전체 상관분석연구(GWAS)을 실시했다. GWAS는 질병이나 특정 징후를 지닌 사람과 해당 징후가 없는 사람의 전체 유전체를 대조하여 DNA 생체지표를 찾아내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특정 질병이나 행동의 유전적 연관성을 찾기 위해 GWAS를 사용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유럽 인구에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비유럽계 혈통이 21%나 포함됐다.

연구진은 흡연을 시작한 연령과 일주일 간 음주 횟수 및 음주 행동에 따른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이나 음주와 관련된 3823개의 유전자 변이를 확인했다. 이 중 39개는 개인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연령과 연관이 있었고, 243개는 하루에 담배를 피운 횟수, 849개는 일주일에 술을 마시는 횟수와 연관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유전자 변이의 영향력을 다유전자 위험 점수(polygenic risk score·PRS)로 정량화했다. 그 결과 조상이 누구냐에 따라 해당 유전자의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자의 한 명인 미네소타대의 그레첸 손더스 교수(심리학)는 “우리는 또한 조상들 전체에 걸쳐 비슷한 유전적 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유럽인이 다른 인종에 비해 흡연·음주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가장 많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포함된 비유럽인 코호트의 대다수가 미국에 살고 있다는 점에서 환경적 영향이 더 큰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흡연이 만연한 중동과 인도 인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터키 부르사 울르다그대의 세히메 테멜 교수(후성유전학)는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데는 후성유전학적, 환경적 요인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들의 표본이 유전적 조상이나 지리적으로 세계적인 다양성을 포착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리우 교수는 “지금까지 흡연과 음주 표현형에 대한 가장 대규모에 가장 다양한 조상을 포함시키긴 했지만 모든 개체군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았다”면서 “향우 연구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추가 데이터 세트에 접근할 수 있게 도움을 줄 다른 연구자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5477-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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