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완치자도 뇌졸중 발병 위험 커
결핵이 뇌졸중 위험인자 … 발병 위험 22% 높아
결핵에서 벗어났더라도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는 연구가 뇌졸중 분야 권위지 '스트로크(STROKE)' 최근호에 실렸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국제진료센터 이한림 임상강사,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현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핵환자와 비결핵환자를 평균 3.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일교차가 큰 날씨가 반복되는 환절기엔 뇌졸중 위험이 커지므로 결핵을 지닌 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2010년 1월 - 2017년 12월 건강검진에서 결핵이 확인된 사람 7만 2863명을 나이와 성별을 맞춘 같은 인원의 대조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결핵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은 뇌경색 발병 위험이 2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경색 발병에 영향을 주는 비만도나 흡연력, 음주력, 활동량, 수입, 거주 지역, 동반질환지수 등을 모두 고려해도 결핵이 뇌졸중 발병 위험 요인임이 증명됐다.
연구팀은 "결핵으로 인한 면역반응과 염증 등이 심혈관에 부담을 주어 뇌경색 위험을 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핵 환자는 혈소판의 수와 활동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혈전 생성이 빈번해지는 '응고항진상태'로 이어져 뇌경색 발병을 높인 것으로 보여진다. 연구팀은 결핵 환자 당사자나 가족뿐만 아니라 치료를 맡은 의료진 역시 뇌졸중 발병 위험을 인지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결핵 환자는 1만 8335명으로 환자 규모가 작지 않은 데다 환자 2명 중 1명은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보고도 있다.
연구를 주관한 신 교수는 “결핵 환자 상당수가 고령이고 이들은 뇌졸중에 더욱 취약하다”면서 “결핵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뇌졸중에 대한 위험도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구를 공동 주관한 이 교수는 “그동안 결핵 전문가들은 결핵 치료가 끝나면 관리가 끝나는 것으로 생각해왔다”며 “장기적으로 질병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결핵 생존자에게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이나 폐 외 다른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는 보건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