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역류성 식도염, 수술로 치료 가능?
수술 후 만족도 73%, 약물 치료의 6배
쏟아지는 졸음을 커피로 이겨내고 늦은 퇴근 후 맛있는 치킨과 맥주를 즐긴다. 먹을 땐 마냥 좋았는데 뒤늦게 밀려오는 타는 듯한 속쓰림… 위염과 장염에 이어 ‘식도염’은 현대인에게 떼 놓을 수 없는 고질병이다.
65세 A씨는 극심한 속쓰림으로 병원을 찾아 역류성 식도염을 진단받았다. 처방받은 약을 매일 복용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다른 병원을 찾아가고, 약도 여러 번 바꿔봤지만 나아지기는커녕 통증이 더욱 심해져 음식을 삼키기도 힘들어졌다. 결국, 체중이 15kg이나 빠지고 통증이 심해 응급실을 찾을 정도였다. 치료법을 찾던 중 식도염도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식도의 경계 부위가 완전히 닫혀 있지 않아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 염증을 유발해 가슴쓰림과 목의 이물감, 산 역류 증상이 나타난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음주·흡연을 즐기는 현대인들에게 흔한 질병 중 하나다.
초기엔 약물과 생활 습관 개선으로 치료 가능하다. 하지만 ▲약물로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음 ▲증상 호전이 없음 ▲약물 부작용으로 복통과 설사 발생 ▲6개월 이상 장기적인 약물 사용 등이 이어진다면 외과적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삶의 만족도를 급격히 저하시키기 때문에 수술로 단기간에 치료하는 게 현명할 수도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박성수 교수는 “복강경 항역류수술은 느슨해진 식도 괄약근의 압력을 높여 위의 내용물이나 위산의 역류를 막아준다”며 “위산 분비를 억제하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목적인 약물치료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수술 치료의 장점을 밝혔다.
특히, 역류성 식도염은 약물 치료로 즉각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환자에게 시간·비용 부담이 크다, 수술적 치료는 수술 3개월 후 가슴쓰림과 산 역류 등 증상이 크게 감소한다. 수술 후 합병증도 없고, 수술 시간도 90분 내외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수술 2~3일 후면 퇴원도 가능해 환자의 부담이 낮은 편이다.
박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술 후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약물 치료 만족도는 11.8%에 불과했으나 수술 시 치료 만족도는 73%으로 약 6배 상승했다. 박 교수는 “실제 수술 후 장기간의 고통에서 해방되어 기쁨의 눈물을 보이시는 분도 많다”면서 “항역류수술은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는 역류성 식도염은 수술보다는 약물 치료가 일반적이지만, 해외에서는 1950년대부터 보편화된 수술이다. 또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검증된 치료법이다”면서 “약물치료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장기간 약을 끊지 못하는 환자들은 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