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부전 환자, 서둘러 ‘이것’하면 재입원·사망 뚝↓
“치료제 최적 용량 이행률 1% 불과”…약물 3종 복용량 50~100% 늘려 효과↑
급성 심부전 환자가 입원한 뒤 복용하는 표준치료 약물을 현재보다 50~100% 더 많이 신속하게 늘리면 환자가 퇴원 후 6개월 안에 숨지거나 재입원할 확률이 크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파리대 의대 연구팀은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 학술대회(American Heart Association’s Scientific Sessions 2022)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프랑스 파리대 의대 알렉상드르 메자바 교수(마취 및 중환자 치료)는 “미국과 유럽의 심장학회는 모두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가 주요 심부전 치료제의 최적 용량을 투여 받도록 권장하고 있으나, 최적 용량을 투여하는 경우는 매우 적다”고 말했다. 그는 “진료 지침에 따른 요법을 제대로 이행하는 비율이 너무 낮아 수십년 동안 문제가 돼왔고, 일부 연구 결과를 보면 미국의 경우 심부전 치료제를 최적 용량 투여 받는 환자가 약 1%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급성 심부전 환자의 표준치료에 쓰는 세 가지 주요 약물은 베타차단제, 레닌-안지오텐신 억제제(또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또는 네프릴리신 억제제), 알도스테론 등이다.
이번 연구는 2018~2022년 세계의 약 90개 임상시험 기관에서 이뤄졌다. 임상시험에는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 1000명 이상이 등록했다. 시험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63세였고, 남성이 61%였다. 이들의 약 30%는 당뇨병을, 40% 이상은 심방세동(부정맥의 일종)을 앓고 있었다.
연구팀은 퇴원에 앞서 참가자 가운데 536명에게 일반 치료를, 542명에게 고강도 치료를 받도록 무작위 배정했다. 고강도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는 퇴원 전에 먹는 심부전 치료제 3종의 권장 용량보다 50%를 더 복용하게 했고, 퇴원 후에는 2주 동안에 걸쳐 권장 용량보다 100%까지 더 복용하게 했다. 연구팀은 퇴원 1,2, 3, 6주에 콩팥(신장) 기능 수치와 ‘심근 표지자(NT-proBNP)’ 수치 등을 측정하는 신체검사와 혈액검사를 했고, 그 검사 결과로 참가자들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고강도 치료를 받은 환자가 일반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결과가 크게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 또는 재입원은 고강도 치료를 받은 환자의 15%에서, 일반 치료를 받은 환자의 23%에서는 각각 발생했다. 혈압, 맥박, 심근 표지자 수치 등도 고강도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훨씬 더 많이 좋아졌다. 고강도 치료를 받은 환자는 삶의 질이 훨씬 더 높아졌다고 설문조사에서 답변했다.
특히 부작용은 고강도 치료를 받은 환자의 41%에서, 일반 치료를 받은 환자의 29%에서 각각 발생했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16%와 17%로 비슷했다. 치명적인 부작용은 고강도 치료를 받은 환자의 4%에서, 일반 치료를 받은 환자의 6%에서 각각 발생했다.
심장이 갑자기 제 기능을 못하는 급성 심부전 환자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발생한다.응급실로 실려오는 급성 심부전 환자는 숨 쉬기가 곤란하고 다리가 퉁퉁 붓는 등 증상을 보인다. 퇴원 후 한 달 안에 숨질 위험은 5%, 재입원할 위험은 20%다. 퇴원 후 1년 안에 숨질 위험은 25%, 재입원할 위험은 60%나 된다. 연구팀은 고강도 치료의 큰 이점을 들어 환자들에게 일반 치료를 계속 받게 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는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의 지적 및 권고에 따라 연구를 일찍 중단한 점, 과정을 숨기는 연구(맹검 연구)가 아니어서 연구팀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는 점 등을 이번 연구의 한계로 꼽았다. 이 연구는 심부전 치료제의 네 번째 종류인 SGLT-2 억제제가 시판 승인을 받기 전에 설계됐다.
이 연구 결과(STRONG-HF: Successful Post-Discharge Management of Heart Failure)는 미국과학진흥회가 운영하는 포털 ‘유레카 얼럿’이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