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유증, 음악으로 극복 가능

고립된 신경의 소통 도와...언어 및 운동 능력 향상

음악은 뇌의 많은 부분을 동시에 자극해, 뇌졸중에서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음악 치료가 뇌졸중 후 언어 기능 회복과 운동기능 향상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10년 동안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음악 치료는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뿐 아니라 단순한 감상도 포함한다. 뇌졸중 이후 음악 치료가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건강 의료 매체 ‘에브리데이헬스’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대표적 부작용인 실어증에 효과 있다
미국 심장 협회에 따르면, 뇌졸중을 앓고 있는 사람 중 약 3분의 1이 듣기와 읽기와 쓰기는 물론, 말하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언어 장애인 실어증을 경험한다. 뇌졸중 생존자의 60% 이상이 장기적인 언어 손실을 경험한다.

반가운 소식이 있다. 미국 ‘어드벤트 헬스 센트럴 플로리다’의 뇌졸중 의료 책임자인 인드라니 어코스타(Indrani Acosta)는 “음악을 듣기만 해도 뇌의 언어 통제 부위가 다친 사람들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사가 있는 음악을 들었을 때 연주곡이나 오디오북을 들었을 때보다 언어기능이 가장 크게 향상된다는 결과가 2021년 11월 ‘유럽 신경과학 저널’에 발표됐다. 뉴욕대 음악 및 오디오 연구실 부소장인 파블로 리펄레(Pablo Ripollés) 박사는 “가사가 있는 음악은 또 다른 차원의 자극을 주니 훨씬 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움직임 즐기면서 반복하게 해, 운동기능 향상된다
뇌졸중으로 운동기능에 문제가 생긴 경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복이 중요하다. 케임브리지 음악 치료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알렉스 스트리트(Alex Street) 박사는 “걷거나 악기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반구 사이를 연결하는 신경 경로에 더 많은 세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병뚜껑을 여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하는 경우, 악기 카바사는 좋은 도구다. 카바사는 원기둥을 감고 있는 금속 구슬을 비틀어 소리를 내는데 병뚜껑을 여는 방법과 비슷하다. 드럼을 배우면 팔을 움직이게 된다. 악기를 배우면서 반복 연습을 하게 되고, 이 과정이 즐겁다면 계속해서 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리펄레 박사는 “피아노와 드럼 연주를 배우면서 사람들은 덜 우울해했고, 청각과 운동기능을 조절하는 뇌의 부분에 가소성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우울한 기분을 밝게 한다
뇌졸중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데도 음악 치료는 효과가 있다. 2022년 3월 ‘뇌졸중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는 뇌졸중에서 살아남은 덴마크인 8만 6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원들은 환자들이 뇌졸중에서 회복한 첫해 안에 기분 장애나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일반 사람들보다 거의 2.5배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울증은 뇌졸중의 흔한 부작용인 실어증이 생긴 사람들에게서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 2022년 5월 학술지 ‘뇌졸중 재활 주제’에 실린 연구에서는 뇌졸중 후 실어증이 생긴 사람은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에 좋아질 수 있다. 2020년 3월 ‘뇌졸중 조절에 관한 토픽’(Topics in Stroke Reculation)에 발표된 연구에서 영국 연구팀은 뇌졸중을 앓은 사람 약 200명이 일주일에 두 번 음악 치료받았을 때의 효과를 연구했다. 2년 후 능동적인 음악 치료(악기 연주)를 받은 사람들의 운동기능과 언어기능에 향상이 있었으나,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은 기분 상승이었다.

뇌의 많은 부분 동시에 풍부하게 자극
리펄레 박사는 “음악 치료가 뇌의 많은 다른 부분을 동시에 풍부하게 자극한다”고 말했다. 음악 치료는 언어와 주의와 관련된 모든 영역을 자극하지만 감정도 자극한다는 것이다. 비록 연구원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MRI 연구는 음악 치료가 뇌 가소성을 향상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뇌가 구조 변화를 일으킨다는 말이다.

뇌가 손상되면 뇌의 다른 반구와 연결된 신경 세포가 죽어서 서로 분리된다. 스트리트 박사는 “뇌졸중 후에 뇌에 형성된 고립된 ‘섬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개선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뇌졸중 이후에도 신경 세포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시뮬레이션할 필요가 있다. 음악이 하는 일이 그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자들은 새로운 뉴런이 형성된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존의 뉴런이 다시 서로 연결되고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재구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스트리트 박사는 “뉴런의 재구성이 광범위한 자극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음악이 뇌의 많은 부분을 동시에 자극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자기 몸이 하는 일을 인지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김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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