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자 심장 이식 받아도 될까? (연구)
수술 후 30일까지 사망률과 거부반응에서 큰 차이 발견 안 돼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였던 사람의 심장을 이식해도 안전하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5일~7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릴 미국심장학회(AHA) 연례회의에서 발표될 캘리포니아대 로스엔젤레서캠퍼스(UCLA)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새로운 심장이 절실히 필요한 심부전환자의 이식수술은 지연될 수 있다. 기증자가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이면 이식수술이 지연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부전 환자의 상태가 심각할 경우 미국의 일부 의료센터는 이러한 심장도 이식하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2021년 2월~2022년 3월 미국 장기공유를 위한 연합네트워크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3289건의 심장이식 사례 중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였던 사람의 심장을 이식받은 84건을 찾아냈다. 그리고 일반적 심장 이식 그룹과 코로나19 양성반응 심장 이식 그룹(이후 코로나 그룹)으로 나눠 수술 후 30일까지 경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원들은 두 그룹 모두 이식 후 30일 뒤의 사망률이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반 그룹 생존율은 97%였고 코로나 그룹은 96.1%로 조사됐다. 코로나 그룹의 사망자 4명 중 호흡기 질환이나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는 없었다.
일반 그룹 환자의 평균 입원 기간은 17일이었지만 코로나 그룹 환자는 15일로 더 짧았다. 장기거부 반응을 보인 비율은 일반 그룹 1%, 코로나 그룹 2.4%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에 놀라움을 표했다. 연구결과 발표를 맡은 UCLA 게펜 의대 3학년생인 새뮤얼 킴은 “코로나19에 걸렸던 기증자의 심장을 받은 경우 호흡기 또는 폐와 관련된 원인에 의한 죽음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러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양성 반응 기증자의 심장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심장만큼 안전하다는 초기 증거다”고 말했다.
AHA를 비롯한 미국 심장관련 단체들은 심부전으로 호흡곤란, 피로, 붓기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발생하는 D단계의 심부전 환자에 대해선 심장이식을 권고한다. AHA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현재 미국에서 3658명이 새로운 심장을 받았으며 이는 1988년 1676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현재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미국인도 3400명 이상이다.
연구결과를 검토한 전문가들은 “잠재적 위험이 예상보다 낫게 나타나 다행”이라면서도 조사 대상자의 숫자가 작다는 한계를 지적하며 수술 후 30일이 지난 뒤까지 추적하는 장기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탠퍼드대 의대 심혈관학과장인 사이먼 스테르처 교수는 “이번 연구가 이식을 위한 기증자의 심장의 부족을 해결하고 대기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 회의에서 제시된 연구 결과는 동료 검토 저널에 발표될 때까지 예비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