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 악몽 퇴치에 수면 사운드치료 효과 보여

악몽 장애 표준 치료법에 사운드 가미하면 치료효과 배가돼

성인의 약 4%가 수면과 일상 기능을 해칠 정도로 빈번하고 고통스러운 악몽을 꾸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잦은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수면 중 특정 사운드를 들려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에 발표된 스위스 제네바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성인의 약 4%가 수면과 일상 기능을 해칠 정도로 빈번하고 고통스러운 악몽을 꾸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같은 기저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행동수면의학 전문가인 제니퍼 먼트 교수는 “대부분 사람이 그렇게 많은 악몽을 꾸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거나, 그에 대한 치료법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먼트 교수에 따르면 악몽 장애에 대한 가장 효과적 치료법은 ‘이미지 리허설 요법(IRT)’이라고 한다.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악몽의 내용을 떠올린 뒤 부정적인 줄거리를 해피 엔딩으로 바꾼 다음 이를 대본삼아 낮에 리허설을 하는 방법이다. IRT를 받으면 2, 3주 안에 악몽을 꾸는 것을 멈추기 시작한다고 한다.

하지만 제네바대학병원 수면연구소의 람프로스 페로감브로스 교수(정신과) 연구진에 따르면 악몽장애 환자의 약 30%는 IRT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런 환자들을 위해 ‘표적기억재활성화’ 방법을 접목하기로 했다. 소리나 냄새와 같은 신호를 이용하면 수면 중에도 좋은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표적기억재활성화가 IRT를 통해 배우고 연습한 긍정적인 줄거리를 떠올리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를 시험하기 위해 만성적 악몽에 시달리는 36명의 환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일주일에 최소 한번 이상 악몽을 꾸는 사람들이었다.

연구진은 그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눴다. 표준 IRT 세션을 받는 그룹과 표적기억재활성화를 가미한 IRT 세션을 받는 그룹이었다. 후자의 그룹은 새롭고 긍정적인 꿈을 상상하면서 특정한 사운드를 함께 들었다. 첫 번째 IRT 세션이 끝난 후, 두 그룹의 사람들은 2주 동안 매일 집에서 긍정적인 꿈 시나리오를 연습했다. 기억재활성화 그룹은 리허설을 하면서 해당 사운드를 함께 청취했다.

시험 참가자들은 밤에 잠이 들 때 모두 특별한 무선 헤드밴드를 착용했다. 그들의 뇌파 활동을 감시하고 꿈이 일어나는 렘(REM)수면 단계에 이르면 동일한 사운드를 방출하는 장비였다. 2개 그룹 중 기억재활성화그룹만이 치료받을 때 미리 청취한 사운드였다.

시험은 2주만에 효과를 보였다. 기억재활성화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일주일에 평균 3번 꾸던 악몽을 0.2번만 꿨다. 표준 IRT에 대한 그룹도 개선효과가 있었지만 일주일 악몽을 꾸는 횟수가 평균 3회 미만에서 1회 미만으로 그보단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갑게도 그 효과는 지속성을 보였다. 헤드밴드 착용기간은 2주였지만 3개월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악몽에 시달리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억재활성화 그룹에서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그룹에선 또한 긍정적인 꿈의 증가를 겪었다. 반면 표준 IRT그룹에선 악몽은 덜 꾸지만 긍정적 꿈을 더 많이 꾸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을 검토한 문트 교수는 “정말 멋진 연구”라며 해당 치료법을 트라우마 관련 악몽을 가진 사람들에게 적용해봐도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 ‘헨리 포드 건강 시스템’의 수면치료심리학자인 크리스토퍼 드레이크도 악몽장애에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치료법’을 향상시켰다고 반기면서도 보다 대규모 연구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선 불면증, 심각한 우울증, 수면무호흡증, 그리고 악몽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다른 조건들을 가진 사람은 제외시켰다.

사운드 치료의 의문 중 하나는 해당 사운드가 수면을 방해하는지 여부였다 해당 사운드는 음량이 낮으며 렘수면 상태에 들어간 5분 동안 10초에 한번씩 방출됐는데 임상시험 과정에서 렘수면 구조를 방해한다는 어떤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22)01477-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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