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면역력 오래 안 가” 12월 초 재유행 전망

프랑스, 독일 등 재유행 조짐...국민 75% 두 달 뒤 면역력 소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동절기 백신접종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앞으로 한두 달 뒤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12월 초쯤 재유행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 해당 국가들은 그동안 우리나라보다 한두 달 빨리 유행이 시작되는 패턴을 보였다. 지난 3월 오미크론 변이로 국내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기 두 달 전 먼저 피크를 맞이했고, 8월 정점보다도 한 달 앞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된다고 가정하면, 12월 초 전후로 국내 재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백신 접종률은 높은 편이지만 독일, 프랑스 등의 접종률도 높다. 정 위원장은 “백신으로 인한 면역력이 그다지 오래 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월 면역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에게는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8월 이전 마지막으로 백신을 접종했거나 ▲6월 이전 마지막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 중 고령층, 감염취약계층이 백신 접종 권고 대상이다. 백신은 4개월, 자연 감염은 6개월 정도 면역력이 유지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위 대상은 재감염 위험이 높다는 설명이다.

인플루엔자 의심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으로 보았다. 정 위원장은 “독감이 유행한다고 해서 코로나19가 더 유행하는 건 아니다”라며 “하지만 전국 병상이 독감 환자로 차면 그만큼 코로나 환자에게 소홀해질 수 있고, 반대로 독감 환자를 제대로 못 돌볼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뉴모바이러스 등 다른 바이러스질환 환자나 응급실 환자들에 대한 진료에 차질을 빚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독감 접종을 권고했다. 65세 이상 무료접종 대상, 임신부, 어린이 등은 가급적 빨리 접종해달라는 것.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은 같은 날 맞아도 된다.

정 위원장은 “시기와 규모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7차 유행은 찾아올 것”이라며 “유행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사회구성원의 면역력”이라고 말했다. 6월 첫째 주 이후 발생한 공식 감염자 수는 700만 명이다. 숨은 감염자까지 합치면 6월 이후 1050만 명 정도가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12월까지 감염에 대한 방어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8월 첫째 주 이후 백신을 접종 받은 사람도 12월까지 면역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인원이 230만 명이다. 총 1300만 명 정도가 12월에도 면역력을 갖고 있을 것이란 의미다. 정 위원장은 “거꾸로 말하면 3800만 명은 방어력이 없다는 의미”라며 “자연 면역, 인공 면역 다 합쳐도 12월 면역력을 갖춘 인원이 전체 인구의 25%밖에 안 된다. 이 정도로는 60세 이상을 보호할 수 없다”고 말했다.

3월 오미크론 유행 이후 국민의 절반 수준인 2400만 명이 면역력을 갖췄지만, 여름에 재유행이 시작됐다. 1300만 명의 면역력으로는 7차 유행 역시 얼마든지 찾아올 수 있는 상황이다. 정 위원장은 “백신을 맞아도 감염될 수 있고, 백신을 맞고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며 “하지만 해마다 1500만 명을 대상으로 독감 무료 접종을 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내는 것처럼 구형 백신보다 중화항체 반응이 뛰어나고 이상반응 빈도도 낮은 코로나 2가 백신 역시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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