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지방 문턱’, 사람마다 다르다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형 당뇨병은 비만과 가장 밀접한 질병이지만 환자의 약 15%는 과체중이나 비만이 아니다. 왜 그럴까? 사람마다 감당할 수 있는 지방의 기준치, 즉 ‘지방 문턱’이 다르다는 걸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A)에서 영국 뉴캐슬대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를 토대로 ‘헬스 데이’가 23(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발표자인 뉴캐슬대 의학과의 로이 테일러 교수(대사학)은 “자신의 몸 안에 지방을 안전하게 저장할 수 없는 수준은 저마다의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 수준을 넘어서는 지방은 간 안에 축적되는 동시에 췌장을 포함한 신체의 나머지 부분으로도 이전된다. 그러면 췌장에서 인슐린을 생성하는 세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돼 당뇨병이 유발된다는 설명이다.

 2형 당뇨병은 이런 지방 문턱이 낮은 사람에게 과도한 지방이 축적될 때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가설이다. 그는 개인의 적정 지방을 측정하는 방법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지방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혈액 지표가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비만 또는 과체중이 아닌 당뇨병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이들은 2~4주간 하루 800칼로리(저칼로리 수프와 쉐이크,,전분 없는 채소)만을 섭취했다. 이어 빠진 체중을 4~6주 동안 유지하면서 각 사이클을 3회 반복했다.

그들은 전체적으로 몸무게를 약 10.7%를 줄였고 이를 6개월~1년간 유지했다. 20명 중 14명이 몇 주에 걸친 평균 혈당 수치를 보여주는 당화혈색소(HbA1c) 수치 기준으로 당뇨병 완화에 성공했다. 이들은 더 이상 당뇨병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었다.

이는 과체중 또는 비만인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체중이 줄었을 때 보이는 현상과 같다고 테일러 교수는 말했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이들의 간과 췌장에서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 수준의 지방 감소가 나타났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췌장 지방은 평균 5.8%에서 4.3%로 떨어졌고 인슐린 생산 세포의 활동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췌장의 지방이 살짝만 증가해도 정상적 인슐린 생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테일러 교수는 “췌장에 지방이 0.5g만 더 있어도 정상적인 인슐린 생성이 방해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된 사람은 체질량지수(BMI)와 상관없이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체내 지방을 갖게 된 것”이라며 “체중의 10% 정도만 감량해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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