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선수 뇌손상, “운동 그만 두면 회복 된다”(연구)

은퇴 선수는 인지 기능 향상

격투 종목 선수들의 뇌손상이 운동을 그만 둔에는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권투나 격투기 등 반복적으로 머리에 충격을 받는 전투적인 스포츠 종목의 선수가 겪는 뇌손상은 운동을 그만둔 뒤 회복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연구팀에 따르면 은퇴한 격투 종목 선수들은 운동을 그만둔 뒤 2년 후에 언어 기억, 집행 기능 및 뇌 운동 속도 테스트에서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또한 감정, 기억 및 집행 기능을 제어하는 뇌 부위가 두꺼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반복적인 머리 외상으로 인한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것은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과 같은 상태가 느려질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더 중증으로 발전하기 전에 역전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의 인지 질환 전문가인 아론 리터 박사는 “머리에 반복적인 타격을 받으면 CTE, 인지 및 행동 문제 및 파킨슨병과 같은 장기간의 신경학적 상태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며 “격투 종목 선수들이 운동을 그만두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은퇴한 선수들의 사고력과 기억력 테스트에서 향상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권투와 종합격투기, 무술 종목의 선수 9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대상자들의 절반은 은퇴한 뒤 2년 동안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나머지 절반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3년의 연구 기간 동안 연구팀은 인지 테스트를 실시해 뇌가 얼마나 잘 기능하고 있는지, 그리고 속도가 개선되거나 악화되고 있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은퇴한 사람들은 테스트 점수가 향상됐다. 이는 뇌가 이전의 부상에서 어떤 식으로든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은퇴자들은 연구 시작 시점과 비교할 때 끝날 때까지 기억력, 반응 시간 및 정신 처리 속도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반면에 현역 선수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3년 동안 기억력, 반응 시간 등에서 감소 현상이 있었다. 연구팀은 미래의 인지 기능 저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혈액 생체 표지자인 미세신경섬유 경쇄(neurofilament light) 수준을 측정한 결과 은퇴 선수들은 연구가 끝날 때까지 수치가 감소했다. 이는 미래의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실제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역 선수들은 이 수치가 일관되게 유지됐다. 연구팀은 또한 뇌의 68개 부위의 질량과 두께를 측정했다. 이중 54개 영역에서 은퇴한 선수들은 질량이 약간 증가한 반면에 현역 선수들은 반대로 나타났다. 리터 박사는 “이번 연구는 머리에 반복적으로 충격이 가해지는 것에 더 이상 노출되지 않는 격투 종목 선수들의 인지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CTE로 고통 받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Longitudinal Changes in Cognitive Functioning and Brain Structure in Professional Boxers and Mixed Martial Artists After They Stop Fighting)는 의학 저널 ‘신경학(Neurology)’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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