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길 차안에서 탄산수보단 '맹물' 마셔야 하는 이유
톡 쏘는 즐거움 '탄산수', 치아 에나멜 손상 촉진
추석 연휴 장거리 이동을 할 땐 탄산수보다 맹물을 마시는 편이 좋겠다. 귀향길 차나 대중교통 안에서 탄산수를 마시면 장시간 입안에 탄산수가 머물게 되는데, 이는 에나멜 손상을 촉진한다.
탄산수는 맹물이 주는 시원함과는 또 다른 짜릿함과 청량감을 준다. 맹물을 마시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탄산수를 일상적으로 즐겨 마신다. 그런데 탄산수를 마실 땐 구강 건강에 해가 가지 않도록 마시는 요령이 필요하다. 톡 쏘는 스파클링이 주는 즐거움이 크지만, 전문가들은 탄산수를 자주 마실 땐 치아 건강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치과학회(Academy of General Dentistry)에 의하면 "치아 전문가들 사이에 탄산수는 치아에 좋지 않다는 일반적 합의가 있다"고 밝혔다. 여기엔 탄산수의 종류와 마시는 빈도 등이 영향을 미친다.
탄산수는 산성을 띠는데, 이론적으로 장기간 과도하게 섭취하면 치아의 에나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단순히 pH 수치만으로 치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는 없다. 개인의 치아 상태, 탄산수를 마시는 빈도나 양, 탄산수 종류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일 탄산수를 마신다고 해서 치아 건강에 해롭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
탄산수 한 병을 구입했다면 이를 마시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치과학회에 의하면 이는 우리 구강의 자가 치유 능력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침은 입안의 pH 수치를 재조정하는데, 이를 통해 에나멜에 부식이 일어나는 것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킨다. 만약 탄산수를 천천히 오랫동안 마신다면 침이 산을 중화하기 어려워 치아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탄산수를 마시고 나서 잔여물을 씻어낼 수 있도록 맹물을 마시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탄산수 라벨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탄산수에 향료를 첨가했다면 이는 일반 탄산음료만큼 치아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특히 당분이 포함된 탄산수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입안에 사는 박테리아는 우리가 먹는 음식을 먹고 자란다. 특히 설탕을 좋아한다. 박테리아들은 설탕을 섭취한 뒤 신진대사 부산물로 산을 생산한다. 입안의 산도를 더욱 높여 결과적으로 에나멜 손상을 촉진하고 충치를 일으키게 된다. 같은 맥락에서 과일주스도 주의가 필요하다. 주스에는 당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박테리아가 좋아할만한 영양 공급원이며 치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입안을 산성 환경으로 만드는 모든 음식은 치과질환과 연관이 깊다. 탄산수가 아니어도 산이 많이 함유돼 있는 음식은 귀향길 차안에서 먹기에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