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둔 시어머니 말씀 “이제 전 부치지 말자”
차례상은 9가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이 기본
명절을 앞두고 가장 고생스러운 것이 음식 장만이다. 특히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다. 육류와 생선, 떡을 마련하는 것도 번거롭다. 조상을 기리는 진심이 가장 중요한데 명절에는 차례상 준비만 부각되어 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성균관의 의례정립위원회가 차례상을 간소화한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5일 발표했다. 차례상 준비는 "가족들이 합의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표준안에 따르면 차례상에는 9가지 정도의 음식만 올려도 된다. 이번 추석에는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이 기본이다. 여기에 가정에 따라 육류와 생선, 떡도 올릴 수 있다.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차례상에 음식(제물)을 놓는 자리 역시 가족들이 결정하면 된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예법을 다룬 문헌에는 애초부터 ‘홍동백서’ 또는 ‘조율이시’라는 표현은 없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잘 못 알려진 것이다. 일반 가정에서는 지방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으나 사진을 두는 것도 괜찮다. 성묘 시기는 차례 이전이나 이후나 상관이 없다.
위원회는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7월 진행한 ARS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응답자의 40.7%가 차례 개선점으로 ‘간소화’를 꼽았고 49.8%는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은 5~10개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집안에서 차례를 올리는 대상은 조부모(32.7%) 부모(25.9%) 증조부모(17.6%) 순이었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3.6%였다.
그동안 명절 음식은 칼로리가 높아 건강 관리도 늘 문제였다. 동태전 4개는 300Kcal로 밥 1공기, 떡산적 3개도 밥 1공기에 해당하는 열량을 낸다. 송편 4개는 밥 1/3공기, 동그랑땡 9개는 밥 5/6공기, 빈대떡 1/2장은 밥 1/3공기의 칼로리와 비슷하다(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
성균관의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실천하면 명절 음식 준비 과정에서의 경제적 부담, 남녀갈등, 세대갈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며느리의 과도한 명절 음식 준비, 남자들의 무관심 등이 명절 갈등의 주요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번 추석에는 시어머니가 “우리도 이제 전 부치지 말자”고 말하는 가정이 늘어 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