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맞춤 백신, 기존 백신과 효과 비슷

수학모델 적용 결과 업데이트 백신 90% vs. 기존 백신 86%

업데이트 백신이 기존 백신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오미크론 변이 맞춤형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긴급 승인했다. 지난달 15일 이를 승인한 영국에 이어 두 번째다. 올가을부터 접종이 시작될 이 업데이트 백신의 보호 효과가 기존 백신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발표된 호주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31일 보도한 내용이다,

호주 사우스웨일즈대(UNSW) 커비연구소의 데보라 크로머 선임연구원과 마일스 데븐포트 교수(면역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업데이트 백신 임상시험 결과와 구형 백신의 4차 접종 결과에 대한 연구를 수집한 뒤 이를 비교하는 수학모델을 구축했다. 두 백신 모두 중화항체 수치가 치솟았지만 업데이트 백신이 구형 백신보다 평균 1.5배 높은 중화 항체가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화 항체의 수치가 높을수록 코로나19에 대한 더 나은 방어가 이뤄져야 한다. 연구진은 수학모델을 조정해 구형백신의 효능을 항체 수준과 연관시켜 수정했다. 그러자 업데이트 백신의 이점 대부분이 모든 백신이 추가될 때마다 발생하는 이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인구의 절반이 구형백신 접종과 감염을 통해 코로나19 증상 발현을 억제하는 상황에서 기존 백신의 부스터 샷이 위중증을 막는 비율이 86%라면 업데이트 백신이 위중증을 차단하는 비율은 최대 90%로 조사됐다. 업데이트 백신의 추가적 효능이 4%밖에 안되는 것이다.

크로머 연구진의 모델에 따르면 업데이트 백신은 구형 백신 부스터 샷보다 인구 1000명 당 평균 8명의 입원 수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로머 연구원은 “업데이트 백신 승인의 이유가 병상 숫자 감소에 있다면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효과적인 백신이 제공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유행 변이에 초점을 맞춘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오히려 역효과만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웨일 코넬 의대 존 무어 교수(역학)는 “업데이트 백신이 기존 백신과 비교했을 때 수퍼 방패가 아님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면서 미국과 영국의 규제 당국이 업데이트 백신을 승인하기 전에 그 잠재적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람들이 업데이트된 백신이 기존 백신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착각하고 있기에 더 큰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 코로나19 업데이트 백신에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진 2명 중 한명인 필라델피아소아병원의 백신학자인 폴 오핏 박사도 “업데이트 백신이 현재의 백신보다 더 효과적이지 않은데 왜 그것을 보급하려 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업데이트 백신이 코로나19 발병률에 큰 변화를 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사이트(https://www.medrxiv.org/content/10.1101/2022.08.25.22279237v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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