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경화증 재발률 50% 낮추는 약 떴다(연구)

임상시험용 의약품 유블리툭시맙, FDA 승인 대기 중

다발성 경화증은 20~40대에 많이 발생하는 신경 장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발성 경화증(MS)에 대한 임상시험용 항체 치료제인 ‘유블리툭시맙(ublituximab)’이 현재의 표준 경구용 치료제(먹는 약)보다 증상의 재발률을 약 50%나 줄일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팀은 대부분 재발완화형 다발성 경화증(MS)인 환자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이들 환자 중 일부는 재발완화형 MS를 거쳐 2차 진행성 MS를 앓고 있었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약 절반을 성분명 유블리툭시맙의 주입 그룹(실험군)에 무작위로 배정했고, 나머지 절반을 표준 경구용 치료제(먹는 약)인 성분명 리플루노마이드(상표명 오바지오)의 복용 그룹(대조군)에 배정했다. 임상시험 결과, 96주 동안 유블리툭시맙을 주입한 환자는 리플루노마이드를 복용한 환자보다 재발 가능성이 약 50% 줄었고, 자기공명영상(MRI) 스캔에서 뇌의 염증 부위가 훨씬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의하면 B세포라는 면역계 세포는 MS를 일으키는 데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B세포의 혈액을 고갈시키는 단일클론 항체는 두 가지가 개발됐다. 성분명 오크렐리주맙(상표명 오크레버스)은 2017년에, 성분명 오파투무맙(상표명 케심프타)는 2020년에 각각 FDA의 시판 승인을 받았다. 이 두 항체는 모두 CD20이라는 세포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아 B세포를 고갈시킨다. B세포는 감염과 싸우는 항체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B세포가 고갈되면 사람들이 감염에 더 취약해진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스탠퍼드대 의대 로렌스 스타인만 교수(신경과)는 “유블리툭시맙도 같은 목표를 갖고 있지만 B세포를 더 강력하게 죽일 수 있게 설계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임상시험에서 기존의 항-CD20 항체와 유블리툭시맙을 직접 비교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무엇이 더 효과적인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환자에게 신속히 투여할 수 있다는 게 새로운 항체 치료제(유블리툭시맙)의 잠재적인 이점이다.

연구팀에 의하면 오크레버스와 유블리툭시맙의 경우 환자가 6개월마다 의료시설에 가서 주입해야 한다. 오크레버스 주입에는 약 3시간이 걸리지만, 유블리툭시맙 주입에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케심프타는 주입을 하지 않으며 환자가 한 달에 한 번 자가 주사기로 집에서 투여한다. 한편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유블리투시맙 주입 그룹의 환자 가운데 5%가 폐렴 등에 감염됐고, 오바지오 복용 그룹의 환자 중에서는 약 3%가 폐렴 등에 감염됐다.

미국 제약회사 TG 테라퓨틱스(Therapeutics)에 의하면 미국 식품의약품(FDA)은 임상 자료를 토대로 유블리툭시맙의 시판 승인 여부를 검토 중이며, 올해말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판이 승인되면 유블리툭시맙은 항-CD20 단일클론 항체라는 신규 MS 치료제 그룹에 속하는 신약이 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뉴욕대 랑곤 메디컬센터 로렌 크루프 박사(다발성경화증센터장)는 “혈액 내 세포 집단을 표적으로 삼는 게 임상적으로 이롭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다발성 경화증은 일반적으로 20~40세에 일어나는 신경 장애다. 면역체계가 자기 자신의 미엘린을 잘못 공격해 발생한다. 미엘린은 척추와 뇌의 신경섬유 주위를 보호하는 외피(sheath)다. 손상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시력 문제, 근육 약화, 무감각, 균형 및 조정 어려움 등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의 MS 환자는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빠졌다가(재발) 다시 좋아지는 것(완화)을 반복하는 재발완화형 MS에 속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은 점점 더 나빠진다. 한편 미국 제약회사 제넨테크에 의하면 단일클론 항체인 오크레버스의 연간 치료비는 약 6만8000달러(약 9130만원)다.

이 임상시험 결과(Ublituximab versus Teriflunomide in Relapsing Multiple Sclerosis)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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