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당뇨병 약 메트포르민, 조울증도 치료(연구)

조울증 환자 과반수, 비만 · 당뇨병 앓아 동시치료 가능성

조울증 환자의 과반수는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을 앓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당뇨병 약으로 조울증까지 치료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먹는 당뇨약 메트포르민이 조울증(양극성 장애)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댈하우지대 의대 연구팀이 조울증 환자 45명을 무작위 배정해 수행한 임상시험 결과에서다.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성분명)은 유럽에서는 1957년 시판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품(FDA)은 1995년에야 이 당뇨병 치료제의 시판을 승인했다. 메트포르민은 간의 포도당 생성을 줄이고 인슐린에 대한 인체의 감수성을 높여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한다.

임상시험 결과, 메트포르민은 당뇨병과 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켜 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울증의 개선 효과는 6주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평가변수 목표인 14주부터 조울증이 유의하게 개선됐거나 사라졌고, 26주에도 이들 환자의 상태가 여전히 양호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캐나다 댈하우지대 의대 신시아 칼킨(Cynthia Calkin) 부교수(정신의학)는 당뇨병 약 메트포르민에 반응을 보인 조울증 환자들이 인슐린 저항성의 감소로 기분 장애 증상의 개선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인슐린 저항성과 조울증 사이에 관련이 있을 가능성은 정신의학의 패러다임 전환을 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반 년 동안에 걸쳐 조울증 환자 20명에게 메트포르민을 복용토록 하고, 다른 조울증 환자 25명에게는 위약을 복용하게 했다. 두 환자 그룹 모두 제2형 당뇨병(인슐린 저항성 증가 문제)과 조울증(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최장 26주까지 추적 관찰했다. 이들 환자는 평균 25년 동안 증상이 좋아지지 않은 채 아팠고, 이들의 55% 이상이 기분 안정제로 쓰는 네 가지 약물(리튬, 항간질약, 항정신병약, 항우울제)을 통한 치료에 실패했다. 또 이들의 90% 이상이 이 약물 네 가지 중 세 가지를 통한 치료에 실패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펜실베니아대 의대 클로디아 볼다사노 박사(기분장애)는 “조울증 환자의 50% 이상이 통상 비만과 제2형 당뇨병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칼킨 부교수는 “메트포르민의 부작용은 위약을 복용한 환자와 별 차이가 없었다. 오랜 기간 사용해 온 메트포르민은 매우 값싸고 안전한 약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메트포르민으로 치료한 일부 조울증 환자가 6~7년 후에도 여전히 증상을 보이지 않은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인슐린 저항성이 뇌의 혈류와 인체의 나머지 부분의 혈류를 분리하는 혈뇌 장벽에 작용해 조울증을 일으키거나 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그녀는 밝혔다. 연구팀은 메트포르민의 이점을 결정적으로 입증할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정신의학회지(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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