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방역당국, ‘숨은’ 원숭이두창 폭발력 우려 “검사 중요”

유럽의 일부 감염자들, 감염 사실 확인 및 치료 거부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원숭이두창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숨은 감염자들로 인한 폭발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게티이미지]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은 모두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감염병인 원숭이두창(monkeypox)이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방역 전문가들이 ‘숨은’ 감염자 찾기를 독려하고 있다. 이미 발표된 확진자보다 검사를 받지 않고 숨어버린 의심 환자들이 더 많고, 이들이 ‘폭탄’이 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한스 클루주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장은 ”일부 원숭이두창 감염자들이 감염 사실 확인 및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며 “원숭이두창 확산세를 막기 위해 유럽 국가 간의 조율을 거쳐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셸 월렌스키 소장도 “의심스러운 발진이 있는 사람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DC는 미국에서 광범위한 원숭이두창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드러난 감염자는 실제보다 훨씬 적은 수치여서 숨은 감염자들로 인한 폭발력을 우려하고 있다. .

WHO 유럽사무소장이 “유럽은 현재 세계 원숭이두창 확산의 중심지”라고 지적한 것처럼 세계 원숭이두창 확진자의 90% 가량이 유럽에서 발생했다. 1000 명 이상 확진자가 나온 국가도 3개국으로 늘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지난 5월 6일 유럽 첫 확진자가 나온 영국이 1236명(1일 현재)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1196명), 독일(1054명)도 1000명을 넘었다. 이어 프랑스 498명, 포르투갈 402명, 네덜란드 257명, 이탈리아 192명, 벨기에 117명, 스위스 91명 등이다. 이는 WHO 공식 발표 수치는 아니다.

미국도 459명으로 확산세가 가파르다. 캐나다는 287명이다. 전세계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6178명(1일 현재)으로 이틀 전인 6월 29일 5155명에서 1023명이 늘어날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 유럽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21~40세 남성이 주축이지만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어린이·임신부, 면역 저하자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일반 성인 외 취약계층에서도 지속적인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숨은’ 감염자가 가족 간에 전파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성관계 뿐 아니라 밀접 신체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자가 사용한 옷, 시트, 수건 등이 상처가 난 점막에 닿으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감염될 위험이 높다.

원숭이두창 증상으로 잘 알려진 발열이 없는 확진자도 많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국제 학술지인 랜싯(Lancet) 감염병 저널에 1일 발표된 영국 의료팀의 논문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영국 런던에서 확진된 54명 가운데 57%만 열이 있었다. 피로감도 전원이 아닌 67%가 호소했다. 주요 증상인 피부병변은 모두 나타났지만, 94%는 항문과 생식기 주변에 있었다. 이는 발열, 피로감, 얼굴-목-팔-다리 등에 피부 병변이 나타나는 기존 증상 보고와는 다른 양상이다.

원숭이두창 확산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감염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의심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철저한 비밀 보장, 치료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어린이·임신부, 면역 저하자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는 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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